호시탐탐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주자들을 얼마나 잘 잡아내느냐는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기동력 야구가 중시되면서 투·포수들의 도루 저지율의 가치도 덩달아 뛰고 있다. 여기에 상대 주자에 공짜로 베이스 하나, 최악은 공짜 득점까지 허용할 수 있는 폭투를 막아내는 것 또한 대단한 가치를 가진다.
그렇다면 이런 도루와 폭투를 ‘검거’하는 측면에서 리그 초반 순위표는 어떨까. 일단 삼성은 전반적인 기록상으로 가장 균형잡힌 플레이를 펼친 반면 한화는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도루 저지와 폭투를 잡아내는 능력이 꼭 포수에게만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터리 사이의 호흡 측면에서 구단별로 결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4일 현재 리그 전체의 도루 저지율은 31.6로 지난해 29.9%에 비해 약간 높아졌다. 그 중 가장 저지율이 높은 팀은 롯데로 43.3%였다. 그 뒤를 kt(42.9%), 삼성(40%), 두산(37.5%)이 따르고 있다. LG(31.8%)까지가 평균을 상회하는 팀이다.

이 중 삼성의 이지영은 가장 상대 주자를 잘 잡아내는 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현재 15경기 이상에 나선 KBO 리그의 포수는 총 17명이다. 이 중 도루 저지율이 가장 높은 선수가 이지영이다. 이지영은 21경기에서 7번의 도루를 허용했지만 7번이나 도루를 잡아내 50%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다.
이지영의 지난해 도루 저지율은 29.1%로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었다. 송구가 다소 부정확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수비에 각별한 신경을 썼고 땀은 결과로 보상을 받고 있다. 그 뒤를 용덕한(kt, 44%), 강민호(롯데, 41.2%), 정상호(SK, 33.3%)가 따르고 있다.
반면 KIA(28.6%), NC(28%), SK(27.3%), 넥센(20.6%), 한화(16.2%)는 하위권에 처져 있다. 수치상으로는 한화의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한화는 지난해 33.9%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해 리그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낸 팀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현재까지 최하위다. 주전 포수인 조인성의 이탈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한화는 정범모(17.2%)가 도루 저지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고 지성준과 허도환은 각각 2번 모두 실패했다.
그렇다면 폭투는 어떨까. 가장 많은 팀은 kt였다. kt는 29번의 폭투를 기록했는데 이중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가 8개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은 한화가 24번으로 많았다. 반면 삼성은 10번, 두산은 7번에 불과했다. 폭투 하나를 한 베이스로 가정한다면 여기서부터 꽤 큰 격차가 벌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kt와 한화의 포수진 보강 효과는 기대가 걸린다. 한화는 최근 주전 포수인 조인성이 부상을 이겨내고 다시 마스크를 쓰고 있다. 도루저지, 블로킹에서 향상된 면모를 기대할 만하다. kt도 장성우의 보강으로 용덕한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됐다. 장성우는 공격 못지않게 견실한 수비력도 갖춘 선수로 평가받는다. 이 수치가 시즌 막판에는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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