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플레이'로 돋보인 김지수의 소금 활약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5.04 06: 04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지수(29)는 평소에 눈에 많이 띄는 활약을 하는 편은 아니다.
팀내에서 2루수와 유격수, 3루수까지 전천후 백업 내야수로 경기에 나서는 김지수는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내실 있는 플레이로 팀이 매끄럽게 흘러가게 만드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가 지난 3일 경기에서도 뒤에서 조용히 빛나는 수비를 선보였다.
김지수는 이날 잠실 LG전에서 9번타자 겸 2루수로 나섰다. 팀이 4-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2루 위기에서 선발 한현희가 타자 백창수의 번트 타구를 잡아 1루쪽으로 던졌으나 1루수 박병호의 키를 훌쩍 넘겼다.

이 타구가 뒤로 흘렀다면 2루주자는 3루를 지나 득점했을 것이고 이어 무사 2,3루의 위기가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박병호 뒤에는 김지수가 있었고 김지수는 한현희의 송구를 바로 잡고 수비 자세를 취하며 무사 만루로 상황을 묶었다. 넥센은 한현희의 폭투로 1점을 줬으나 더 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기고 6-2로 이겼다.
한 점 뿐만 아니라 더 큰 실점까지 막은 김지수의 백업 플레이였다. 원래 희생번트 때는 1루수 뒤에 2루수가 와야 한다는 기본적인 수비 원칙을 지킨 것이었지만 당시 한현희가 흔들리고 있었고 치명적일 뻔한 실책이 나왔다는 점에서 추가 실점을 막은 김지수는 팀의 숨은 MVP였다.
김지수는 바로 다음 이닝인 4회초 무사 1루에서 4-1에서 5-1로 달아나는 좌중간 2루타까지 날려 직접 위기 뒤 기회를 점수로 만들었다. 김지수는 이날 2루타만 2개를 때리며 2안타 1타점 활약으로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김지수는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2013년 준플레이오프 때 끝내기를 치고 그때부터 야구가 잘 풀릴 줄 알았는데 지난해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수비만 하는 반쪽 짜리 선수가 될 수는 없다"며 독한 각오를 드러낸 바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해 말부터 치열했던 유격수 경쟁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김지수의 이름을 빼놓지 않으며 그의 분발을 자극했다. 결국 김하성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기회를 놓쳤지만 대신 서건창의 빈 자리를 촘촘히 채우며 자신의 야구를 이어나가고 있는 김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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