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타율이 4할대가 넘는군".
김기태 KIA 감독은 매일 퓨처스리그의 선수들을 체크한다. 2군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의 정보를 보고받고 개인기록도 세심하게 살펴본다. 지난 가을 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했던 선수들의 동향도 보면서 1군에 불러올릴 선수들을 선택하기 위해서다.
지난 주 김 감독은 2군 전체 성적표를 훌터보더니 "음, 타율이 4할대로군"라며 의미심장한 눈길을 보냈다. 현재 군입대해 경찰청 소속으로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2루수 안치홍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안치홍은 경찰청의 간판타자 활약을 펼치며 북부리그 1위(13승8패)를 견인하고 있다.

기록을 보면 안치홍의 방망이는 뜨겁다. 21경기에 출전해 70타수 30안타 3홈런 타율이 무려 4할2푼9리에 이른다. 더욱이 2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퓨처스리그 전체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은 전체 3위이다. 4월 12일 LG와의 퓨처스 경기에서는 3안타 1홈런 6타점을 올렸다.
워낙 성실한데다 경찰청의 규율과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명불허전의 타격을 하고 있다. 작년 시즌 타율 3할3푼9리, 18홈런, 88타점, 19도루의 맹위를 떨쳤다.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에 실패했고 시즌을 마치고 그대로 경찰청 입대를 선택했다. 2016년까지 경찰청에서 뛰고 복귀할 예정이다.
김기태 감독은 "김선빈도 3할 타율이네"라고 관심을 표했다. 안치홍과 키스톤을 맡았던 김선빈은 상무의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뒤늦게 시동을 걸었고 16경기에서 41타수 15안타(1홈런), 타율 3할6푼6리, 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3할8푼7리의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현역군인 신분이라는 점에서 군기가 들었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몸도 마음도 훨씬 강해졌다. 상무는 남부리그 1위(18승5패1무. 승률 7할8푼3리) 뿐만 아니라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부임과 함께 두 선수의 배번을 임시결번으로 만들었다. 이들이 자리를 비우는 2년 동안 다른 선수들은 이들의 배번을 달 수 없다. 팀의 주축 선수들에 대한 예의였다. KIA는 두 선수의 입대로 새로운 키스톤콤비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유격수는 강한울, 2루수는 최용규가 맡아 고군분투하고 있다.
물론 타격과 수비는 김선빈-안치홍 만큼은 아니다. 강한울은 2할2푼, 최용규는 2할5푼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근성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개막 두 달째를 보내고 있다. 두 선수는 내년까지는 KIA의 키스톤을 맡아야 한다. 첫 주전 출전이라 체력이 중요하다. 김감독은 출전경기가 누적되면서 타격과 수비력도 안정감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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