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호샤 사장, “‘볼트’는 PHEV가 아닌 전기차” 속내는?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5.05.04 16: 03

“‘볼트’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아니다. 순수전기차다.”
세르지오 호샤(Sergio Rocha) 한국지엠 사장 겸 CEO가 한국지엠이 내년에 국내 시장에 출시하기로 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볼트’를 두고 독특한 주문을 했다. 이 차에 대한 카테고리가 PHEV가 아닌 ‘전기차’여야 한다는 것이다.
호샤 사장은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제28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에서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한국 시장에 ‘볼트’를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볼트’의 국내 출시 여부는 그 동안 한국 자동차업계의 큰 관심사였다.

그런데 ‘볼트’ 출시 사실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주문이 있었다. ‘볼트’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아닌 순수 전기차로 분류해 달라고 했다. 단순히 ‘볼트’가 갖고 있는 전기차로서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한 수준을 넘어 아예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전기차 분류’를 주문했다.
그러나 엄격히 따지면 내년 출시를 공언한 차세대 ‘볼트’는 가솔린 내연기관과 축전지, 그리고 축전지에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충전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호샤 사장이 ‘볼트’가 갖고 있는 뚜렷한 PHEV 특성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분류’를 요구한 것은 2가지 이유로 분석 된다.
첫 번째는 가능성은 적지만 혹시라도 전기차로 분류 된다면 경우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를 일반인이 구입할 경우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데 ‘볼트’가 그 대상이 된다면 판매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두 번째는 ‘볼트’가 가긴 전기차적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날 기자회견 내내 한국지엠 관계자들이 강조한 점도 바로 이 것이다. 래리 니츠(Larry T. Nitz) GM 글로벌 트랜스미션 및 전기차 총괄 임원은 “미국에서 ‘볼트’를 타는 사람들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봤다. 특이하게도 총 주행거리의 90% 이상이 전기차로 활용 됐다. 가솔린 엔진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충전 인프라만 갖춰지면 일상적인 운행은 대부분 전기차의 기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볼트’가 순수 전기차임을 부르짖는 이유가 여기에서 출발한다. 바로 한번 충전 후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80km에 이르기 때문이다. 전용 리튬 이온 배터리와 드라이브 유닛, 주행거리 연장 시스템(Ranger Extender)으로 이뤄진 볼텍(Voltec) 시스템을 통해 순수 전기 배터리로만 8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국내 자동차 운전자의 일 평균 주행거리가 약 33km(교통안전공단)임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일상 주행상황에서는 배터리 전력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내년에 들어오는 ‘차세대 볼트’는 지난 1월 2015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 된 차로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2세대 모델이다. 일반적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들이 30~50km 내외의 배터리 주행거리를 갖춘 것과 비교하면 ‘순수 전기차’를 부르짖을 만하다. 이 차는 배터리에 축적된 전기 에너지가 20% 이하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엔진 가동 없이 운행한다.
 
‘볼트’의 탁월한 전기차적 성능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로 개발 된 이유는 열악한 인프라로 인한 ‘불안감’을 씻기 위해서다. 전기차 주행 가능거리를 벗어나거나 충전 시스템이 없는 장소를 운행할 때 생길 수 있는 불안감은 ‘가솔린 하이브리드’로 해소한다. 2세대 볼트는 1회 충전과 주유로 최대 676km의 장거리 주행능력을 갖췄다.
차세대 볼트는 순수 전기모드 및 일반주행 상황에서 모두 작동하는 두 개의 전기모터를 통해 2.6초만에 49 km/h에 도달하며, 97 km/h 를 8.4초에 주파해 1세대 모델 대비 19% 향상된 가속 성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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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내년 국내 도입을 공식 발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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