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은 공격대로, 마운드는 마운드대로, 주루는 주루대로 꼬였다. 롯데가 어린이날 홈경기에서 완패를 당하며 경기장 곳곳에 자리를 잡은 어린이 팬들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주지 못했다.
롯데는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이자 어린이날 경기에서 4-11로 완패했다. 승패차가 +1(15승14패)로 좁혀진 롯데는 이제 5할 승률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패배도 패배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2만7500명 팬들에게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선발 이상화가 무너진 것이 첫 패착이었다. 올 시즌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에서 희망을 밝히고 있었던 이상화는 이날 1⅓이닝 동안 무려 7개의 안타를 맞으며 7실점했다. 1회 2사 2,3루에서 이재원에게 홈런을 맞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벌였으나 135㎞짜리 슬라이더가 이재원의 방망이에 결대로 걸리며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어 롯데는 2회 4실점하며 초반 기선을 완전히 내줬다. 상대의 발을 막지 못했다. 1회 2개의 도루를 허용했던 롯데 배터리는 2회에도 조동화와 최정의 똑같은 패턴 도루를 막아내지 못하고 너무 쉽게 진루를 허용했다. 이는 무사 2,3루 상황에서 장타를 하나도 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단타 3개로 4실점을 하는 원인이 됐다.
반대로 공격에서는 주루에서 내내 맥이 풀렸다. 1회 2사 1루에서 아두치의 2루 도루가 실패했다. 4회 2사 만루에서는 결정적인 견제사가 나왔다. 김문호 타석 때 2루 주자 김대우가 2루에서 포수 견제에 아웃 당한 것이다. SK는 김대우의 리드폭이 다소 넓은 것을 보고 투구 때부터 김성현이 2루 베이스에 들어가며 공을 기다렸고 이를 노린 정상호도 정확한 송구를 뿌리며 급히 귀루하던 김대우를 2루에서 잡아냈다. 추격의 흐름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5회 문규현 손아섭이, 6회에는 강민호 김대우가 각각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4방으로 4점을 따라붙였다. 그러나 불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6회 2사 만루에서 왼손 투수 이명우가 왼손 타자 박계현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2-8에서 2-10이 되는 순간이었다.
4-10으로 뒤진 7회에는 무사 1루 아두치의 타석 때 아두치는 삼진을, 문규현은 2루에서 도루 실패로 더블 아웃되는 장면도 있었다. 점수차를 감안하면 사실상 추격의 마지막 기회를 날린 셈이었다. 성적에 민감한 롯데 팬들은 결말을 예상한 듯, 7회부터 썰물처럼 경기장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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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경훈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