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연’ 조동화, 사직 지배 대활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05 17: 36

조동화(34, SK)는 항상 조연과 같은 이미지가 있는 선수다. 화려한 홈런이나 안타,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양팀 선수 중 가장 작은 축에 속하는 조동화는 이날 누구보다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SK의 승리를 이끌었다.
조동화는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2번 중견수로 출전했다. 아무래도 이명기의 부상 공백으로 인한 대체 출전이었다. 이명기는 2일 광주 KIA전에서 심동섭의 투구에 머리를 맞았다. 큰 부상은 아니었고 정밀검사 결과 이상도 없었지만 스스로 매스꺼움을 호소했다. 머리에 투구를 맞은 선수들이 흔히 보이는 증상이었다.
지난주 주간 타율에서 KBO 리그 1위였던 이명기는 그렇게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한창 타격감이 좋은 이명기를 누군가가 대체해야 했던 상황. 그런 위기에서 김용희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조동화였다. 그리고 조동화는 공수주에서 대활약을 펼치며 벤치의 믿음에 완벽히 부응했다. 이명기 이상의 활약이었다.

출전기회가 들쭉날쭉해 타격감을 이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전안타를 뽑아내며 팀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최정의 타석 때는 과감하게 스타트를 끊어 2루를 훔쳤고 포수 송구 실책에 나온 틈을 타 3루까지 내달렸다. 결국 이런 조동화의 플레이는 롯데 배터리를 흔들었고 2사 2,3루에서 이재원의 선제 결승 3점포로 이어졌다.
2회에는 적시타를 쳤다. 4-0으로 앞선 2회 1사 3루에서 롯데 두 번째 투수 이정민의 공을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렸다. 조동화는 이후 1회와 똑같이 발로 2루를 훔쳤고 브라운의 내야안타 때 홈을 밟았다.
4회에는 대포도 때렸다. 7-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로 들어선 조동화는 이정민의 공을 벼락같이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올 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다. 여기에 4회에는 수비에서도 날았다. 선두 강민호의 타구가 가운데 펜스 근처까지 날아갔다. 그러나 타구를 침착하게 쫓은 조동화는 펜스에 살짝 부딪히며 점프 캐치, 롯데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이후 조동화는 5회 볼넷을 골랐고 7회는 유격수 앞 땅볼로 출루한 뒤 다시 도루로 2루를 훔쳤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중전안타를 때리며 4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이날 성적은 5타수 4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3득점 3도루. 2014년 5월 17일 대전 한화전 이후 첫 4안타 경기였다. 누가 뭐래도 이날 SK 승리의 일등공신은 조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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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경훈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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