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심과 집중력이 가미된 '몰기옥' 몰리나가 서울의 ACL 16강행을 이끌었다.
FC 서울은 5일 일본 가시마 사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최종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원정경기에 극적으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서울은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 추가시간 추격을 멈추지 않은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축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3-2 '펠레 스코어'가 나오면서 서울은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가졌다.

이날 경기서 승리의 일등공신은 바로 몰리나. 지난 시즌 부진에서 탈출해 올 시즌 새롭게 자리잡고 있는 몰리나는 이날 경기 종료직전 결승골을 작렬하며 '서울극장'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했다.
한 때 K리그 최고의 선수였떤 몰리나는 지난 시즌 출전 시간이 줄어들며 큰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K리그에서 8경기에 나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 성남전을 통해 투쟁심을 나타내며 완전히 달라졌다.
당시 성남 경기서 어시스트를 배달한 몰리나는 K리그 통산 4번째 60-60 클럽에 가입했다. 182경기서 65골-60도움을 기록하며 최단 시간 기록도 달성했다.
특히 경기를 펼치기전 몰리나는 투쟁심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축구는 매 경기 중요하다. 팀 외부에 있으면 한 경기의 승패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다. 짧은 시간에 나올 수 있다"면서 "외부에는 투쟁심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차두리나 나와 같은 나이 많고 경험 많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다르다. 그 결과 광저우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축구에서는 디테일한 부분도 분명히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에 투쟁심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 말을 스스로 증명해 냈다. 결승골 상황에서 몰리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상대진영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자신에게 연결된 패스가 발 맞고 뒤로 흐르자 포기하지 않고 달려갔다. 또 수비가 자신에게 달려들자 몸싸움을 통해 버텨냈다.
그리고 상대 수비와 경쟁하면서도 자신의 주무기인 왼발로 정확하게 슈팅을 시도했다. 넘어지면서도 정확하게 시도한 슈팅은 가시마의 골네트를 흔들며 서울을 16강으로 이끌었다.
몰리나가 새롭게 얻어낸 '몰기옥'은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기술의 하나인 '원기옥'을 변형한 것. '원기옥'은 모든 이들의 에너지를 받아 주인공인 손오공이 사용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서울은 집중력이 부족했다. 매 경기 1골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ACL 플레이오프와 FA컵을 제외하고는 고무적인 상황이다. 모두의 힘이 모아진 '몰기옥'이 서울의 ACL 16강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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