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장타율 1위’ 험버, 계속되는 장타주의보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5.06 05: 59

‘장타를 주의하라’.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필립 험버(33)는 5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8피안타 3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점도 있었지만, 어김없이 장타를 5개 허용하며 흔들렸다.
KIA는 올 시즌 초반과 달리 선발 투수들이 유독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팀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3.82로 리그 3위를 마크하고 있지만, 선발 평균자책점은 5.15로 리그 8위의 기록이다. 특히 외국인 듀오 험버와 조쉬 스틴슨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험버는 7경기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5.94를 기록 중이고, 스틴슨은 6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5.09로 두 선수 모두 5점대 평균자책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험버는 계속되는 장타 허용으로 고전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22일 광주 롯데전, 4월 29일 광주 한화전에서 각각 2개씩의 홈런을 허용할 정도로 피홈런이 잦았다. 리그에서 윤희상(SK), 장원삼(삼성)과 함께 가장 많은 7개의 홈런을 맞았다. 이 뿐만 아니라 피장타율이 무려 5할4푼3리로 압도적인 1위다. 피장타율이 5할이 넘는 건 험버가 유일하다.
5일 NC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험버는 1회를 삼자범퇴로 잘 처리했지만 2회말 첫 타자 조영훈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이어 2개의 볼넷을 내주고도 위기를 잘 극복하는 듯 했지만 2사 만루에서 폭투를 허용하며 첫 실점했다. 3회말에도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좌익수 왼쪽의 2루타를 맞았고, 이는 어김없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4회말 선두타자 이호준의 좌익수 방면 타구는 좌익수 나지완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다. 높게 뜬 이 타구의 방향을 나지완이 놓치면서 순식간에 2루타로 둔갑했다. 이 역시 실점으로 연결됐다. 팀이 2-4로 뒤진 6회말엔 1사 후 손시헌, 김태군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이어 등판한 임준섭도 박민우에게 2루타를 맞아 험버의 책임주자 김태군까지 홈을 밟았다.
결국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던 험버는 계속 실점하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게다가 수비 실책으로 흔들리는 모습까지 나오며 5⅓이닝 6실점의 부진한 내용으로 경기를 마쳤다. 팀도 3-7로 패하는 결과를 낳았다. 분명 계속되는 장타 허용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험버가 장타를 맞는 이유는 제구력에 있다. 투구가 대체로 높은 코스에 형성되기 때문이다. 장타를 맞는 장면을 보면 포수의 얼굴쪽으로 들어가는 공이 대부분이다. 타자들이 가장 치기 쉬운 코스이다. 결국은 볼 한개 또는 반 개 정도 낮게 던지는 것이 숙제이다. 더욱이 몸쪽 승부도 제대로 못하는데다 변화구도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다. 장타 극복 없이 좋은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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