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총력전, 정우람 역사적 기록 깨지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06 06: 00

믿을 만한 토종 선발투수들의 수가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그만큼 불펜투수들의 노동강도는 양과 질 측면에서 모두 강해지고 있다. 이에 144경기 체제인 올해는 그간 불펜투수들이 가지고 있던 몇몇 기록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현재 올 시즌 전체 경기당 평균투구수는 156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5.7개) 기록과 조금 많다. 또 2013년(153.6개)보다는 다소 많아졌다. 주목할 점은 선발투수들의 경기당 투구수다. 2013년 4월까지의 선발투수 경기당 평균투구수는 92.4개였다. 지난해는 93.1개였는데 올해는 90.8개로 감소했다. 선발투수들의 평균 소화이닝도 5이닝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⅓이닝)에 비해 줄었다. 그만큼 불펜투수들이 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최약체 kt의 선발진이 무너졌다는 점, 한화·LG 등 몇몇 팀들의 불펜투수 투입 빈도가 늘어났다는 점 등 지난해와 몇 가지 측면에서 차이점을 찾아볼 수는 있다. 그래도 이는 2015년 리그의 특성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팀에서 기대를 걸었던 토종 선발투수들이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3선발 이후로는 선발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팀이 적지 않은 탓이다. 그만큼 불펜투수들의 활용폭은 넓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이 추세대로라면 늘어난 경기수와 함께 불펜투수들의 출전 경기수, 소화이닝이 많아질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재 불펜투수의 한 시즌 최다 경기 출전은 류택현(전 LG)과 정우람(SK)이 가지고 있다. 류택현은 2004년 85경기, 그리고 정우람은 2008년 85경기를 출전했다. 좀처럼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평가되는데 올해 경신 가능성이 보인다.
2007년 이후 단일 시즌 80경기 이상에 출전한 선수는 오직 정우람 뿐이다. 정우람은 2008년 당시 85경기에서 77⅔이닝을 던졌다. 그 외 2007년 이후 단일시즌 70경기 이상에 나선 선수는 총 12명(류택현 조용훈 윤길현 정우람 구대성 이상열 고창성 임경완 이명우 최대성 진해수 원종현)이다. 2008년 정우람 이후 76경기 이상을 뛴 선수는 없다. 하지만 올 시즌은 벌써부터 누적 경기수가 쌓이고 있다.
4일까지 각 팀들이 전체 일정의 20%를 채 소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15경기 이상을 뛴 선수만 20명에 이른다. 최금강(NC)이 19경기로 가장 많고 임정호(NC) 권혁 박정진(이상 한화)이 18경기로 뒤를 따르고 있다. 여름에 다소간 페이스 조절이 있을 수 있으나 늘어난 경기수를 고려하면 70경기 이상을 소화하는 선수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0경기 이상을 소화한 선수는 진해수(75경기)와 원종현(73경기) 2명이었다.
순수 불펜투수로 100이닝을 소화하는 선수가 다시 나올지도 관심사다. 2007년 이후 이 기록은 2007년 임태훈(두산, 101⅓이닝), 그리고 2009년 정우람(SK, 102이닝) 만이 가지고 있다. 올해는 권혁이 2009년 정우람에 도전한다. 권혁은 18경기에서 27⅓이닝을 소화 중이다. 2위는 김선규(LG, 23이닝), 3위는 박정진(한화, 20⅔이닝)이다. 지난해 순수불펜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전유수(SK)로 67경기에서 84⅔이닝을 던졌다. 권혁은 이미 전유수의 기록의 30%를 넘어섰다.
선발과 불펜을 오고가는 전천후 스윙맨의 계보를 이을 선수도 관심이다. 2007년 이후 전업 선발로 볼 수 없는(선발 13차례 이하 등판) 선수들 중 100이닝을 넘어선 선수는 2007년 안지만(삼성, 108이닝)을 필두로 2008년 정현욱(삼성, 127이닝), 2009년 전병두(SK, 133⅓이닝) 이승호(SK, 106이닝), 2010년 고효준(SK, 106⅔이닝) 윤석민(KIA, 101이닝)이 있었고 2012년 차우찬(삼성, 122⅓이닝)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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