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유한준(34)의 전성시대다.
유한준은 지난 5일 목동 삼성전에서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유한준은 타율을 3할8푼3리에서 3할9푼3리(84타수 33안타)까지 끌어올리며 전날까지 타율 선두였던 두산 외야수 민병헌(.395→ .388)을 꺾고 KBO 전체 타자들 중 타율 선두로 뛰어올랐다.
유한준은 타율 뿐 아니라 5일 기준 출루율 1위(.485), 장타율 1위(.798), 득점 3위(26점) 홈런 공동 4위(8개), 타점 7위(28점) 등 타격 관련 부문에서 상위권을 질주하고 있다. 홈런, 타점, 득점은 모두 팀내 1위.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중심 타선으로 맹활약 중이다.

그는 수비에서도 리그 최고의 수비 실력을 발휘하며 실책 0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목동 두산전에서 슬라이딩 캐치를 하다 무릎을 다치는 부상을 당하면서도 글러브를 들어올려 아웃을 확인시킨 그의 수비 집중력은 염경엽 감독도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다.
그의 올해 활약은 지난해부터 예고됐다. 그동안 타격 능력을 인정받아오면서도 3할대 도전에 매번 아쉽게 실패했던 그는 지난해 개막전에서 8번타자로 경기에 나섰다. 어린 선수들에 밀려 자신의 자리를 고민할 뻔했던 유한준은 지난해 '무심 타법'으로 슬럼프를 털어내는 방법을 익히며 데뷔 후 처음 시즌 3할(.316)을 기록하고 3번타자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허문회 타격코치는 그에게 "7번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 그의 마음을 바꾼 한 문장은 유한준 자체도 단지 저평가된 선수에서 리그 상위권의 선수로 바꿔놓았다. 그동안 슬럼프에 쉽게 빠져든다는 평가를 받던 그는 지난해부터 하루의 실패를 걱정하지 않는 '강철 멘탈'이 됐다. 30대가 넘은 베테랑이지만 2013년부터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도 10kg 넘게 불렸다.
유한준의 가치는 노력에 있다. 데뷔 11년차에 이렇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는 점은, 쉽게 좌절하는 후배들에게도 깨우침을 줄 수 있다. 후배들이 보고 배워야 할 훌륭한 교보재가 바로 유한준의 발전 과정이다. 조용하지만 끈질기고 강하게 한 우물을 파온 유한준이 빛을 발하는 모습이 반가운 이유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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