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구 후 116구, 니퍼트의 한계는 어디인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5.06 22: 03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4)가 2경기 연속 120구 가까이 던지는 에이스다운 투혼을 발휘했다.
니퍼트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⅔이닝 6피안타 6탈삼진 1볼넷 2실점(1자책)했다. 시즌 3번째 퀄리티 스타트(QS)를 달성한 니퍼트는 팀의 5-4 승리 속에 시즌 2승(무패)째를 달성했다.
마지막 이닝이 된 7회초 손주인의 좌전안타와 외야 좌중간을 가른 박지규의 적시 2루타에 실점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7회초 투구 수 100개를 넘긴 이후 상황들을 제외하면 니퍼트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2회초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 뒤에 나온 1실점은 자책점이 아니었다.

투구 패턴은 평소와 조금 달랐다. 116개의 공 중 위력적인 포심 패스트볼(최고 구속 155km)을 71개나 던진 것은 평소와 같았다. 하지만 변화구 중 슬라이더를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가장 많이 던지는 니퍼트는 이날 슬라이더(12개)보다 체인지업(33개)을 더 많이 던졌다.
이는 맞춤형 볼 배합이라 볼 수 있다. LG의 선발 라인업은 정성훈과 손주인, 최경철을 제외하면 모두 좌타자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니퍼트도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빠져나가거나 좌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보다는 좌타자가 봤을 때 아래로 떨어지며 바깥쪽으로 나가는 움직임을 보이는 체인지업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이러한 볼 배합보다 관심을 끈 것은 니퍼트의 투구 수였다. 6회초까지 93개의 공을 던진 니퍼트는 7회초에도 등판했고, 23개를 더 던져 투구 수가 116개가 되는 시점까지 니퍼트는 마운드를 지켰다.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채우지는 못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기에는 충분한 역투였다.
이전 등판에서 던진 공 숫자를 생각하면 이날 니퍼트가 보여준 116구 투혼은 더욱 놀랍다. 지난달 30일 잠실 kt전에서 8이닝 7피안타 4탈삼진 2볼넷 1실점 쾌투하고도 내야수들의 실책에 의해 승리를 낚지 못했지만, 이날은 타선의 도움을 얻어 승리도 챙겼다.
골반 통증 때문에 시즌 시작은 늦었지만, 니퍼트는 무서운 속도로 이닝을 쌓고 있다. 지난해 부상으로 잠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면서도 179⅓이닝을 소화한 니퍼트는 시즌 이닝 수를 31⅔이닝으로 늘렸다. 첫 경기에서 투구 수 제한으로 인해 4이닝만 던지고도 5경기 평균 6이닝이 넘는 대단한 소화력이다. 그 과정에는 2경기 연속으로 115개 넘게 던진 투지가 있었다. 한계를 모르는 니퍼트의 정신력은 5월에도 마운드 위에서 힘으로 발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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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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