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트레이드 후 곧바로 2명의 선수를 기용하는 파격카드를 꺼내들었다. 비록 KIA는 NC 다이노스에 5연패를 당했지만 이날 외야수 오준혁(23)과 노수광(25)은 타점과 득점을 생산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느 정도 분위기 전환에는 성공한 셈이다.
KIA는 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전에서 불펜진이 무너지며 4-5로 역전패를 당했다. 9회말 지석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뼈아픈 패배. 하지만 KIA에 새롭게 합류한 오준혁, 노수광은 데뷔전에서 안타와 득점을 신고하며 제 몫을 다 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KIA는 한화 이글스와 3대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투수 임준섭과 박성호, 외야수 이종환을 한화로 보내고, 투수 유창식, 김광수에 외야수 오준혁, 노수광을 데려오는 트레이드였다. 그리고 이날 경기 전 다소 급박한 상황이 발생했다.

대전구장에서 인사를 마치고 마산으로 내려와야 할 4명의 선수들이 KIA의 훈련 시간까지 도착하지 못한 것이다. 유창식, 김광수는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KIA는 이날 경기에 앞서 전날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김다원, 나지완을 비롯해 허리 통증을 느낀 신종길, 모두 3명의 외야수를 1군에서 말소했다.
고영우, 브렛 필이 외야 수비가 가능하지만 전문 외야수로는 김호령, 이은총만 엔트리에 남은 상황. 이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 오준혁, 노수광을 1군에 등록시켰다. 그리고 선발 이 두 명은 이날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오준혁은 2번 좌익수, 노수광은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들의 유니폼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바로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김기태 감독 역시 “인사나 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 선수들은 오후 5시 50분쯤 마산구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기존의 경기 전에 소화하는 프리 배팅 혹은 수비 훈련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바로 경기에 나섰다. 오준혁은 험버, 노수광은 홍건희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그리고 이들은 곧바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노수광은 2회초 1사 후 첫 타석에서 박명환을 상대로 우익수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노수광의 프로 데뷔 휘 첫 안타가 KIA 유니폽을 입고 출전한 데뷔전에서 나왔다. 이어 그는 이성우의 유격수 땅볼 때 3루까지 진루한 후 강한울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 득점을 올렸다.
오준혁은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는 오준혁의 올 시즌 첫 안타. 이어 필의 내야안타로 2루까지 진루했고, 1사 1,2루서 나온 이범호의 사구로 KIA는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최용규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후 타석에는 전 타석에서 데뷔 첫 안타를 때려낸 노수광이 들어왔다.
노수광은 박명환과의 승부에서 1,2구에서 모두 파울을 쳤다. 불리한 카운트였지만 노수광은 3볼을 얻어내며 풀카운트 승부를 이어갔다. 그리고 박명환의 공을 끈질기게 커트하며 9구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KIA는 2-0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그 후 KIA는 7회초 1사 1,2루서 최희섭이 우전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KIA는 7회 1점, 8회 3점을 헌납하며 3-4로 역전을 당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9회초 선두타자 강한울이 우익수 오른쪽의 2루타를 치고 출루했다. 이어 이은총이 투수 앞 희생번트로 1사 3루 기회를 만들었고, 이 때 타석에 선 오준혁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4-4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KIA는 끝내 9회말 무사 만루서 지석훈에게 끝내기 결승타를 맞고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새 얼굴들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오준혁과 노수광은 선취 2득점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노수광에 이어 오준혁도 마지막 타석에선 동점 희생타를 날리며 타점을 신고했다. 많은 안타를 기록한 건 아니지만 오준혁은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노수광은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비교적 제몫을 다 해줬다. 특히 경기 전 제대로 몸도 풀고 나오지 못한 선수들 치고는 움직임이 좋았다.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확실히 KIA가 기대하는 ‘분위기 전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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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