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분석] 원톱-투톱, 비교 무의미한 전북의 공격축구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5.07 05: 45

원톱과 투톱. 분명한 차이가 있다. 선수들이 배치된 포메이션부터 선수들의 움직임, 그리고 포지션별 수비 부담은 물론 전방 공격진의 무게감도 다르다. 하지만 전북 현대에 원톱과 투톱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굳이 따지면 뛰어난 공격축구와 엄청난 공격축구다.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이제는 더 이상 '닥공(닥치고 공격)'은 아니다. 하지만 공격축구는 여전하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6일 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산둥 루넝(중국)과 최종전에서 공격축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전북은 경기 초반부터 물러섬 없는 적극적인 운영으로 득점포를 가동, 4-1로 산둥을 대파하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 전반전 원톱 - 안정적인 공격축구

최강희 감독은 이날 선발 명단을 꾸리는데 많은 고민을 했다. 최전방에 배치할 수 있는 이동국과 에두 모두 최근 물오른 골감각을 자랑하는 만큼 고민이 된 것. 처음부터 투톱으로 나설 것도 고민했지만, 혹시나 모를 일에 대비해 중원을 두텁게 하는 원톱으로 포메이션을 정했다. 공격적인 운영을 하면서도 안정감을 더해 산둥의 반격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의도는 적중했다. 전반 초반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지만 골키퍼 권순태의 선방 속에 위기를 넘긴 전북은 끊이지 않고 산둥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중거리 슈팅은 물론 정확도 높은 세트피스 등으로 산둥을 괴롭힌 전북은 전반 25분 이재성이 선제골을 넣으면서 앞서갔다. 전반 45분 동점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전북이 전반전 내내 공격축구로 산둥을 흔든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 후반전 투톱 - 승리 쐐기 박는 공격축구
전북은 후반 6분 프리킥 기회에서 김형일이 골을 넣으면서 다시 앞서갔다. 리드를 차지하자 최강희 감독은 즉시 선수 교체를 했다. 지키는 교체가 아니었다. 에두와 레오나르도를 투입하면서 투톱으로 변화를 주었다. 추가골을 넣어 승리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물론 이 교체는 노림수이기도 했다. 패배 위기에 몰린 산둥이 극단적인 공격을 펼칠 것을 알고 맞불을 놓아 무너뜨리겠다는 뜻이었다.
최강희 감독의 뜻은 그대로 경기에서 이어졌다. 에두의 가세로 엄청난 힘을 얻은 최전방 공격진은 산둥 수비를 손쉽게 휘저었다. 전반전 동안 이동국도 제대로 막지 못한 산둥 수비진은 에두까지 가세하자 대처할 줄 몰랐다. 후반 33분 에두의 돌파를 저지하던 따이린은 제대로 막지 못하자 손으로 잡아 당겼다. 결국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에닝요가 가볍게 골로 연결했다. 승리에 쐐기를 박는 득점포였다.
▲ 정답은 없다. 하지만 선호는 있다.
원톱과 투톱. 결국 비교할 수는 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할 순 없다. 가장 적절한 것은 상황에 따른 적용이다. 산둥전과 같이 상대가 공격적인 운영을 펼친다면, 투톱으로 나서도 무방하다. 그러나 신중한 경기 운영을 한다면 초반부터 투톱으로 출전하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 최 감독도 "비슷한 전력의 팀을 만나면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이 선호하는 것은 분명했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좋아하는 만큼 좀 더 공격적인 투톱을 좋아했다. 최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이동국과 에두를 같이 쓰고 싶다. 상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험적이면서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 문제는 수비 밸런스다. 두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이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 밸런스와 조직력을 좀 더 끌어 올린다면, 두 선수를 동시에 쓰는게 낫다"고 조건을 달았다.
sportsh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