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 미달 외국인 선수에 대한 구단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두 명의 외국인 선수가 이미 퇴출된 가운데 나머지 선수들의 ‘마지노선’도 5월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보려는 물밑작업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화는 6일 오후 소속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35)을 웨이버 공시했다. 타격 부진으로 1군보다는 2군에 있었던 기간이 더 길었던 모건에 대해 결국 칼을 빼든 것이다. 한화는 모건을 대체할 새 외국인 선수를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김성근 감독이 외야수를 거론한 만큼 외야 자원을 수혈할 가능성이 높다.
화려한 메이저리그(MLB) 경력, 그리고 ‘T세리머니’로 대표되는 독특한 행동으로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모건은 이로써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한국을 떠나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모건은 올 시즌 1군 10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 5타점을 기록했으나 김성근 감독은 불만족스러워했다. 인성적인 부분에서도 다소간 문제가 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도 무성하다.

이에 앞서 두산은 4일 잭 루츠(29)의 퇴출을 발표하며 올 시즌 ‘외국인 1호 퇴출’을 알렸다. 루츠 또한 8경기에서 타율 1할1푼1리에 그쳤고 계속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잃었다. 팀 융화 측면에서도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현재 두산은 스카우트가 미국에서 새 외국인을 찾아보고 있다.
루츠와 모건은 인내심이 다한 구단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인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만하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무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 현장에서는 대개 한 달 정도를 그 시간으로 잡는다. 하지만 더 나아질 구석이 보이지 않거나 기량 미달이 확실시되는 경우 5월부터는 행동에 나선다. 루츠와 모건도 이런 케이스였다. 이는 부진한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가뜩이나 숨 막히는 레이스에 5월까지 외국인 선수가 부진하다면 현장은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다음 퇴출 대상으로 거론되는 선수는 몇몇이 있다. kt는 앤디 시스코와 필 어윈을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아직 대안이 확보되지 않았을 뿐이다. ‘투수 2명, 타자 2명’ 체제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넥센은 브래드 스나이너가 위기다. 타격감 부진으로 현재 2군에 내려가 있다. 염경엽 감독은 스나이더가 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한 달의 시간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돌려 말하면 5월에도 부진할 경우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LG는 부상으로 아직 1경기도 뛰지 못한 잭 한나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만 35세의 선수인 만큼 부상으로 인한 후유증은 젊은 선수들에 비해 더 클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기대를 걸었던 3루 수비를 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갈 길 바쁜 LG의 선택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그 외 한화와 KIA도 외국인 투수들의 5월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직접적인 퇴출 대상으로 거론되지는 않고 있지만 야구계에서는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면 움직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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