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공개한 한나한 데뷔전, 타격은 극과 극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5.07 23: 08

드디어 1군에 등록된 잭 한나한(35, LG 트윈스). 첫 경기에서 안타와 볼넷을 하나씩 만들어내며 나름대로 몫을 해냈으나, 출루하지 못한 타석에서는 과제를 드러냈다.
한나한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1군에 전격 등록됐다. LG는 돌아온 한나한을 6번(지명타자) 타순에 선발 기용했고, 그는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두 번 출루했다. 수비에 임하지 않아 절반만 공개된 셈이지만, 타격이 완전히 실망스러웠다고는 할 수 없는 데뷔전이었다.
첫 타석은 2회말 2사에 돌아왔다.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고 기세를 올리고 있던 진야곱을 맞아 한나한은 초구를 그래도 지켜본 뒤 2구째에 헛스윙했다. 2S에 몰린 한나한은 볼 하나를 골랐지만 4구째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커브(124km)에 대응하지 못하고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4회초 1사 1, 2루에서는 볼넷을 골라 3득점의 기반이 됐다. 한나한은 박지규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홈까지 밟았다. 6회초에는 바뀐 투수 양현을 상대로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에 떨어지는 타구를 날려 국내 무대 첫 안타를 신고하기도 했다.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는 공에 방망이가 먹혔으나 타구가 좌익수 한참 앞에서 떨어졌다.
4-4로 맞서던 7회초에는 결승타를 칠 수도 있는 2사 2루에 나왔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후속타자 손주인이 우타자라는 점에서 꼭 한나한과 상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었던 이재우는 볼카운트 3B-2S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몸쪽 낮은 곳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한나한은 구태여 공을 따라가다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경기가 연장까지 가면서 한 번의 타석이 더 있었다. 10회초 무사 1루에서 윤명준과 대결한 한나한은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를 공략했고, 이것이 1루수 정면으로 가 3-6-1 병살타가 됐다. 이후 한나한은 다시 타격할 기회를 얻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 11회초 2득점한 LG의 6-4 승리로 끝났다.
첫 경기에서 두 번 출루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두 번 삼진을 당하고 돌아선 것, 연장전에서 병살타가 나온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아웃을 당할 때 진루타 없이 삼진이나 병살타로 끝났다는 점에서 다섯 타석의 결과는 극과 극이었다. 그래도 다섯 차례의 타석에서 25개의 공을 본 것은 칭찬할 만한 점이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낮게 떨어지는 종류의 공에 쉽게 방망이를 내지 않은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대목이었고, 이로 인해 상대 투수들의 투구 수는 늘어났다.
나머지 절반인 수비는 언제 보여줄지 아직 알기 어렵다. 경기 전 양상문 감독은 한나한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첫 째는 안정적인 수비다. 수비를 확실히 해야 땅볼 유도 많은 우리 투수들을 도울 수 있다”고 했지만 수비 가능 시기에 대해서는 “좀 더 봐야 한다. 바로 3루수로 갈지 아니면 1루수를 먼저 해야 할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판단을 잠시 유보했다.
한나한은 한국에 오기 전부터 타격보다는 수비 능력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수비력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지도 모른다. 양 감독 역시 수비력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팀 타선 침체로 이날 이전까지 7연패를 당했던 LG는 공격력을 조금이라도 보완하기 위해 1군 등록 의사를 보였던 한나한을 전격 합류시켰다. 100% 본연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는 결과였다. 수비에서도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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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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