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발언' 최형우, 비난을 찬사로 돌려놓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5.08 06: 00

시계를 3개월 전으로 되돌려 보자.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만난 최형우(삼성)는 "FA 120억 원 시대를 한 번 열어보고 싶다"고 깜짝 선언을 했다.
FA 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그의 발언은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서도 갑론을박 논쟁이 불거졌다. 최형우 관련 기사마다 120억 원 발언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이 주류를 이뤘다.
이에 최형우는 "이렇게 논란이 커질 지 몰랐다. 하지만 나는 떳떳하고 당당하다"면서 "120억 원이 큰 돈이라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그 돈을 지금 달라는 게 아니다.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목표를 향해 준비하겠다는 의미"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선수들이 올 시즌 목표에 관한 물음마다 타율, 홈런, 타점 등 성적을 이야기하는데 너무 식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FA 120억 원 시대를 열어보고 싶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형우를 향한 비난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최형우는 정규 시즌을 앞두고 "120억 원을 받을 만큼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게 목표라는 의미다. 칭찬과 비난 모두 나의 몫이다. 실력으로 내 가치를 평가받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부상만 없다면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
최형우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7일까지 타율 3할3푼1리(118타수 39안타) 12홈런 36타점 23득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정확성과 파괴력을 고루 갖춘 최형우의 가장 큰 강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클러치 능력. 최형우는 7일까지 결승타 1위(9개)를 달리고 있다. 2위 윤석민(넥센), 나성범(NC), 브라운, 이재원(이상 SK)과도 무려 5개나 차이난다.
그는 "남들은 크게 의식하지 않을 지 몰라도 나는 중심 타자로서 결승타를 많이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승타 1위라는 게 타율, 안타, 홈런, 타점 등과 달리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지만 내겐 그 의미가 남다르다. 4번 타자로서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형우는 넥센과의 주중 3연전서 타율 3할8푼5리(13타수 5안타) 3홈런 7타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삼성의 위닝 시리즈를 이끌 뿐만 아니라 박병호(넥센)와의 4번 대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최형우는 "홈런 페이스가 빠른 편인데 특별한 비결은 없다. 칠 수 있을때 많이 치고 싶다. 그리고 찬스가 오면 더욱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20억' 발언으로 야구계에 큰 화제를 일으켰던 최형우는 뛰어난 실력을 앞세워 자신에게 쏟아졌던 거센 비난을 찬사로 바꿔놓았다. 더 이상 2인자가 아니다. 최형우는 자타가 공인하는 KBO 리그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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