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말말말] "평창올림픽 내보내야 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5.08 10: 04

[OSEN=야구팀] 야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는 오늘도 수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웃음 폭탄을 유발하는 농담부터 뼈있는 한마디까지 승부의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귀가 솔깃한다. 주중 3연전에서 과연 어떤 말들이 흘러나왔을까.
▲ "공 두 타하고 펑고뱃 두 개하고 바꿀 수 있는 선수 없나?" - 두산 김태형 감독
이번 3연전 기간에는 한화와 KIA의 대형 트레이드가 모든 감독들의 관심사였다. 두산 김태형 감독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쉽게 선수를 내줄 수는 없는 법. 감독들은 하나같이 카드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김 감독의 생각도 같을 터. 그는 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트레이드에 관한 질문들이 쏟아지자 "공 두 타(24개)하고 펑고뱃 두 개하고 바꿀 수 있는 선수 없나?"라고 되물어 주위에 웃음을 줬다. 새로운 선수를 얻고 싶지만 기존 선수를 내주기 싫은 것은 10개 구단 감독들의 공통된 속마음이다.

▲ "기다린 사람이 많았다고 말해줬다"- LG 양상문 감독
소문만 무성했던 LG의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이 드디어 1군에 합류했다. 양상문 감독은 한나한이 1군에 등록된 7일 한나한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줬냐는 질문에 "'하고 싶은대로 해봐라. 기다린 사람이 많았다'고 말해줬다"고 답했다. 당초 계획보다는 조금 빨리 올라온 한나한은 첫 경기였던 7일 잠실 두산전에서 4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아직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점차 팀에 녹아들며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제가 송진우 코치님도 아니고…" - 한화 안영명
선발 전환 이후 4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KBO리그 4월 MVP를 차지한 안영명. 지난 2009년 11승에 이어 6년만의 두 자릿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덤덤하다. 그는 "제가 송진우 코치님도 아니고…"라며 기록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 KBO 투수 관련 기록을 모두 갖고 있는 송진우 전 한화 코치처럼 화려하지만 않지만 묵묵하게 제 몫을 하고 있는 안영명의 희생정신이 돋보인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선발 대신 불펜으로 가라면 기분 좋게 갈 수 있다"고. 개인 기록이나 보직에 대한 욕심은 팀 앞에서 버린지 오래다.
▲ "손 잡아본지가 오래됐잖아" - kt 조범현 감독
10연패 수렁에 빠져있던 kt는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한 데 모여 하이파이브를 했다. 보통 경기를 이긴 날 하이파이브를 하는 게 일반적이라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이튿날 조범현 감독은 "서로 손 잡아본지가 오래 됐다. 손 한 번 잡아보라는 의미에서 하이파이브를 시켰다"고 말했다. 승리를 향한 마음이 통했을까. 이날 kt는 한화를 꺾고 10연패를 끊으며 모처럼 경기 후 기분 좋게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이튿날 연승까지 했으니 경기 전 하이파이브 효과를 제대로 봤다.
▲ “안 되면 이런 거라도 바꿔봐야죠” - 이종운 롯데 감독
이종운 롯데 감독은 최근 경기 중 착용하는 스포츠 고글을 바꿨다. 이에 대해 취재진이 묻자 이 감독은 “안 되면 이런 거라도 바꿔 봐야한다”라는 농담과 함께 최근 팀 성적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롯데는 5월 들어 가진 6경기에서 1승5패를 기록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5할 승률이 붕괴됐다. 사령탑인 이 감독의 마음고생은 미뤄 짐작할 수 있을 터. 스스로부터 분위기 쇄신에 나선 이 감독이 주말 3연전에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FA 선수들은 ‘님’을 붙여야 해요” - 민경삼 SK 단장
민경삼 단장은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김용희 감독 및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잠시 SK 덕아웃을 방문했다. 단장의 행차(?)에 선수들도 공손히 인사를 하고 갈 길을 가는 것이 일반적인 일. 그런데 민 단장은 “선수들의 인사법이 다르다. FA 선수들은 그냥 지나가지만 FA가 아닌 선수들은 꾸벅 인사를 하고 지나간다”라고 껄껄 웃었다. 실제 그럴 리는 없지만 FA 선수들의 높은 위상(?)을 우회적으로 돌려 말한 이야기. 실제 SK는 올 시즌 후 정우람 정상호 박정권 윤길현 박재상 등 팀 내 핵심 선수들이 대거 FA 시장에 풀린다. 이어 민 단장은 “FA 선수들을 부를 때는 이름 뒤에 ‘님’을 붙여야겠다”며 껄껄 웃었다. SK의 FA 시장은 벌써부터 개시를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 "평창올림픽 내보내야 돼" - 류중일 삼성 감독 
그라운드의 개그맨 삼성 박석민. 그의 독특한 타격 자세가 바로 타석에서 스윙 후 빙그르르 돌기다. 이를 마땅치 않게 바라본 류중일 감독. 류 감독은 7일 경기 전 박석민의 타격 페이스에 대한 질문에 "아직 아니다"라며 "빙상장 보내야 한다"고 웃었다. 류감독은 "두 바퀴는 도는 것 같다. 평창올림픽 내보내야 된다. 얼음판 위면 세 바퀴도 가능할 것"이라며 제자를 유쾌하게 '디스'했다.
▲ "공이 와서 맞은 거예요" - 삼성 최형우
6일 목동 넥센전에서 자신의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하며 결승타를 만들어낸 최형우. 그러나 그는 경기 후 "요즘 타격감이 좋지 않다"며 "어떻게 친 건지 모르겠다. 내가 친 게 아니라 공이 와서 맞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나 최형우는 다음날인 7일에는 1경기 2홈런으로 5타점을 쓸어담으며 '엄살'이었음을 입증했다.
▲ "칭찬 처음 들어봐요" - NC 박명환
NC 베테랑 투수 박명환은 6일 마산 KIA전에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했다. 그는 KIA 에이스 양현종과 맞대결에도  5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5-4 역전승에 발판을 놓았다. 경기 후 박명환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면서 "감독님께 칭찬을 처음 들어본다"라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의 한 마디는 "수고했다"였다. 김 감독과 박명환은 두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사이. 왜 칭찬이 없었을까. 김 감독과 박명환은 "예전에는 항상 잘 하던 선수였기 때문에"라고 입을 모았다.
▲ "불펜 5개 보고 왔네" - 김기태 KIA 감독
지난 6일 오전 KIA는 한화와 3대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임준섭과 박성호, 이종환을 한화 이글스 유창식, 김광수, 오준혁, 노수광과 맞바꿨다. 그리고 7일 NC전에 앞서 김기태 감독은 유창식의 불펜 피칭을 보겠다며 불펜으로 향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금세 타자들이 배팅 훈련을 하는 곳으로 돌아왔다. 이어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은 "불펜 5개 보고 왔네. 오래 보면 부담스러울 까봐"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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