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기 휴업’ 류현진, 롱런 시험대 올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08 05: 52

류현진(28, LA 다저스)의 복귀 일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데뷔 이래 첫 60일 부상자 명단(DL)에 오르며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만 짙어지는 꼴이다. 이에 롱런의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견도 있다. 철저한 관리로 이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LA 다저스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을 60일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시켰다. 뜻밖의 일이었다. 왼어깨 통증으로 재활에 돌입한 이후 류현진은 세 차례의 불펜피칭을 무난하게 소화하며 복귀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도 “류현진이 밀워키와 콜로라도 원정으로 이어지는 일정에서 라이브 피칭 일정을 소화하게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밀워키 원정길에 오르지 않고 LA에 남았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이에 대해 매팅리 감독은 7일 밀워키와의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의 구속이 82~83마일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예상보다 못 미치는 상태라 재활 속도를 늦췄다”라고 이야기했다. 큰 문제는 아니라고 덧붙였지만 어쨌든 복귀 일정이 또 밀렸다는 의미로는 해석이 가능하다. 류현진은 당초 LA에서 야시엘 푸이그 등과 훈련을 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마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매팅리 감독의 말을 종합하면 류현진의 현재 상태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만큼 재활 속도가 나지 않는 것도 분명하다. 60일 부상자 명단 등재로 류현진의 복귀는 아무리 빨라도 5월 28일에나 가능하다. “6월 초에만 복귀해도 다행”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당초 예상했던 재활기간인 한 달에서 45일 사이의 기간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류현진이 마지막으로 공을 던진 것은 3월 18일이었으니 최소 두 달 이상의 공백기를 가지는 셈이다.
이는 프로데뷔 이후 류현진의 최장기 휴업이다. 가장 공백이 길었던 것은 한화 시절인 2011년의 일이다. 당시도 견갑골 부위의 통증을 앓은 류현진은 2011년 8월 2일 대전 롯데전에서 통증을 느껴 조기강판돼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이번만큼 긴 공백은 아니었다. 류현진은 9월 초 복귀했고 공백기는 한 달 남짓이었다. MLB 데뷔 후에도 몇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적은 있지만 대부분 15일 남짓의 단기 부상이었다. 로테이션을 1~2번 거르는 정도에서 복귀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올 것이 왔다”라는 시각도 있다. 류현진은 MLB에서 지난 2년간 344이닝을 던졌고 KBO 리그에서는 7년간 1269이닝을 던졌다. 합치면 1613이닝이다. MLB와 KBO의 수준 차이는 생각해야겠으나 현역 MLB 선수 중 1613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7일 현재 44명에 불과하다. 팀 동료인 잭 그레인키는 1912⅓이닝, 클레이튼 커쇼는 1417이닝을 던져 류현진과 큰 차이가 없다. 그 전에 어깨나 팔꿈치에 문제가 생겨 수술대에 오르거나 선수 생활을 접는 선수는 셀 수 없이 많다.
류현진도 한 차례 고비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비슷한 부위에 비슷한 통증이 계속 찾아오고 있다. 이는 특정 신체부위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적색경보로 받아들일 만하다. 어차피 찾아온 통증을 되돌릴 수는 없는 만큼 결국 지금 상황에서는 철저한 관리가 우선이다. 앞으로 통증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더군다나 그 부위가 어깨다. 어깨는 팔꿈치와는 달리 한 번 수술을 하면 재기를 장담할 수 없는 복잡한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직 만 28세인 류현진으로서는 이번 부상 관리가 앞으로 남은 선수 생활을 좌우할 중요한 시점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최장기 휴업이 문제가 아니다. 완벽하게 회복한 뒤 복귀하겠다는 느긋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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