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후크 1위로 드러난 한화 마운드의 위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5.08 13: 00

한화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다. 타선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최하위 kt에 3경기에서 8점·8점·7점을 내줬다. 선발투수들이 5이닝 이하 투구로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 못하며 불펜으로 부담이 쏠린 것이 결과적으로 마운드 운용을 어렵게 했다. 
팀 평균자책점 9위(5.03)의 한화 마운드 현실은 퀵후크 1위에서도 잘 나타난다. 3실점 이하 선발투수를 6회가 끝나기 전에 교체하는 것을 퀵후크라고 한다. 지난 7일까지 한화는 30경기에서 퀵후크가 16차례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버티지 못하며 불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선발진이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와 쉐인 유먼은 퀵후크가 각각 2차례·3차례 된다. 유먼은 모두 6회 이닝 중에 교체됐다. 실점은 많이 주지 않아도 곧 무너질 것처럼 아슬아슬한 투구가 많았기 때문이다. 트레이드로 떠난 유창식과 송은범이 3차례·2차례 퀵후크가 된 것도 같은 이유.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안영명이 4승을 올렸지만 퀵후크 역시 4경기나 된다. 구원으로 시즌을 시작한 안영명이 긴 이닝을 소화하는 건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한화 선발투수 중에서 6~7이닝 이상을 꾸준하게 소화할 수 있는 투수가 없다. 지난 경기에서 6⅓이닝을 던진 배영수가 꾸준함을 유지해야 한다. 
문제는 선발투수들의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면서 불펜에 부담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는 10개 구단 중에서 유일하게 선발(133⅓이닝)보다 구원(136⅔이닝) 이닝이 더 많은 팀이다. 선발보다는 첫 번째 투수에 가까운 내용이 되다 보니 불펜진에 부담이 가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라고 해서 선발을 길게 가져가고 싶지 않은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우린 7회까지 던진 투수가 유먼 한 번밖에 없다. 감독 입장에서 베스트는 완투다. 그렇게 하는 투수를 갖고 있으면 정말 편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야구를 할 수 없다. 투수를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선발이 길게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불펜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김성근 감독은 임준섭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으며 2군에 어린 투수들을 준비시켜놓고 있다. 불펜 필승조 박정진·권혁·송창식과 부담을 나눠가질 수 있는 투수들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최대한 확보해놓아야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선발투수를 강하게 구축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다. 김성근 감독이 5월 키플레이어로 꼽은 배영수·송은범·탈보트가 선발로 확실하게 그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부진에 빠진 외국인 투수들의 교체도 고려해 볼만하다. 지금처럼 퀵후크가 많아서는 144경기를 버티기가 쉽지 않다. 
waw@osen.co.kr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