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IA 타이거즈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면 새로운 이름들이 눈에 띈다. 주전 외야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기 때문. 그러나 이들의 집중력만큼은 어느 팀 주전 선수 못지않다.
KIA는 5~7일 NC와의 주중 3연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6일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경기에서 4-5로 역전패를 당하며 NC와의 지난 3연전에 이어 다시 스윕패를 당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특히 팀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이기 때문에 전력 자체가 NC에 비해 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KIA는 7일 NC전에서 선발 조쉬 스틴슨의 호투와 이홍구의 결승포를 앞세워 4-2로 승리했다. 올 시즌 NC전 5연패 탈출과 함께 스윕패를 막는 귀중한 승리였다. 또 하나의 일등공신은 젊은 외야수들의 집중력이었다. 특히 이날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은총은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팀 내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이은총은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에릭 해커의 공을 받아쳐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그리고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초에도 첫 타자로 타석에 서 좌전안타를 때리며 기회를 잡았다. 이후 다음 타자 오준혁은 1루수 앞 땅볼을 쳤지만, 이 때 1루수 조영훈의 2루 송구가 뒤로 빠졌다. 그 사이 2루에 안착한 이은총은 3루까지 파고들었다. 좌익수 김종호가 잡아 재빨리 3루로 송구했으나 결과는 세이프. 오준혁은 이 송구를 틈 타 2루까지 과감히 진루했다.
KIA는 순식간에 상대 실책과 테이블세터의 빠른 발로 무사 2,3루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 후 브렛 필이 2루 땅볼로 선취 득점을 올렸고, 후속타자 최희섭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2-0으로 앞섰다. 5회까지 1피안타 2볼넷만을 허용하던 해커를 제대로 흔들었다. 비록 KIA는 6회말 바로 2점을 헌남했지만, 7회초 이홍구의 솔로포, 9회초 강한울의 적시타로 4-2 승리 시나리오를 쓸 수 있었다.
KIA는 연이틀 오준혁(좌익수)-노수광(중견수)-이은총(우익수)의 라인입을 가동했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기용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분명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주전 선수들만큼 타격이나 수비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집중력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적장 김경문 NC 감독은 7일 경기에 앞서 오준혁, 노수광 두 명의 이적생을 두고 “잔뜩 집중하고 있더라”면서 “2명 때문에 우리가 힘들었다”라고 상대팀 선수를 칭찬했다.
최근 리드오프로 출전하고 있는 이은총 역시 마찬가지다. 2014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KIA에 들어온 이은총은 올 시즌 5경기서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일 광주 SK전에선 결승타를 날린 바 있다. 무엇보다 이은총은 매순간 전력 질주하는 성실한 플레이를 펼친다. 눈빛에서는 승부에 대한 의지가 가득하고 1루에서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마다하지 않는다.
분명 지금은 KIA에 가장 어려운 시기다. 주전 선수들 대부분이 빠져서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4위 넥센 히어로즈와 2.5경기 차 밖에 나지 않는다. KIA가 지금처럼 크게 뒤처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이은총, 오준혁, 노수광 등의 젊은 선수들이 팀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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