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고의 인기팀들인 LG, 롯데, KIA의 ‘엘롯기 동맹’이 시련의 5월을 맞이하고 있다. 저마다 문제점을 드러내며 모두 5할 아래의 승률에서 고전하고 있다. 7~9위에 처져 있는 세 팀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큰 관심이 몰려 있다.
롯데는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막판까지 끈질긴 추격전을 펼쳤으나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2-3으로 졌다. 이로써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주는 수모를 당한 롯데는 15승16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5할 승률이 무너진 것이다. 순위도 7위에 처지며 중·상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공교롭게도 8위 KIA와 9위 LG가각각 NC와 두산을 물리치고 1승씩을 챙겨 세 팀의 차이는 더 조밀해졌다. 롯데가 15승16패(.484)로 7위, KIA가 14승16패(.467)로 롯데에 반 경기 뒤진 8위, 그리고 14승18패(.438)의 LG가 롯데에 1.5경기 뒤진 9위다. 최하위 kt가 있지만 신생팀 특성상 꼴찌가 예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 팀이 바닥까지 처진 셈이 됐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문제점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고민도 적지 않다.

최근 6경기에서 1승5패를 당한 롯데는 불펜이 계속된 고질병으로 자리하고 있다. 선발 요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심수창을 불펜에 몇 경기 투입시킬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올 시즌 팀 불펜투수들의 전체 평균자책점은 5.89로 리그 9위다. 최하위 kt(5.97)에 간발의 차이로 앞서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타선도 답답한 양상을 이어가면서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5월 이후 팀 타율은 2할4푼4리로 리그 8위다. 6경기에서 23득점에 그쳤다.
KIA는 부상자 속출에 고전하고 있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 팀 타선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신종길이 다시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 김주찬은 아직 정상화되기 전이다. 최근에는 나지완이라는 주축 선수를 2군에 보내는 충격 요법까지 썼고 한화와의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지만 물 먹은 중심타선은 좀처럼 살아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중심타선은 특별한 보강 요소가 없어 당분간 더 침묵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팀 타선에 불이 붙지 않으며 아슬아슬한 승부 끝에 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7일 경기에서 간신히 연패를 끊은 LG지만 고민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핸리 소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며 매 경기 어려운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집단난조 기미가 보이는 타선도 마찬가지다. LG의 5월 이후 팀 타율은 1할8푼6리로 최악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불펜 운영으로 버텨보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선발과 득점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버틸 재간이 마땅치 않다.
앞으로 호재는 있다. 롯데는 박종윤이 다음주 중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대현 강영식 등 베테랑 불펜 요원들도 서서히 복귀 시동을 걸고 있다. KIA는 김주찬의 합류, 그리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들의 보강 효과에 기대를 건다. LG는 7일 드디어 첫 선을 보인 잭 한나한에 이어 류제국 우규민이 차례로 선발진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러나 얼마나 큰 전력 보강 효과로 나타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엘롯기의 5월에 봄바람이 찾아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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