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e스포츠계가 떠들썩하게 흔들리고 있다. 바로 승부조작 브로커와 투자자 사이의 반목이 드러나면서다.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독'이라고 보도 할 정도로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 바로 승부조작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 7일 승부조작 가담 의혹을 사고 있는 프로게이머 A 관련건에 대해 e스포츠선수의 승부조작 가담이 아닌 승부조작을 시도한 불법 투자자와 브로커간의 이슈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불법 자금을 받은 브로커가 승부조작을 의뢰하였으나 선수는 이를 거부하였고 불법자금을 투자한 투자자가 손해를 입으면서 불법 투자자와 해당 브로커 간의 감금 등의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 불법 투자자와 브로커간의 갈등이 커지자 해당 브로커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고, 조사과정에서 프로게이머A의 이름이 나오면서 사태가 확대되게 됐다는 것이 협회측의 설명이다.

지난 2010년 e스포츠 업계의 존망까지 흔들었던 승부조작 사건은 e스포츠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까지 선수들과 지도자들을 돈으로 유혹하면서 사회적인 파장을 던졌다. e스포츠 역시 지난해 한 프로게이머가 양심선언과 함께 13층에서 뛰어내리면서 다시 한 번 대중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대다수의 불법 사설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완벽한 단속이 불가능하고, 선수들을 보호하는 방법도 제안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최근 조작의혹을 받았던 프로게이머 B의 경우 이번 조사결과 무혐의로 드러났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하루에도 수십에서 수백통에 이르는 조작제의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선수들의 거절이 이어지자 승부조작이나 경기조작을 꾀하는 이들은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선수들을 향해 지속적으로 범죄의 유혹이 오는 이같은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은 안타깝지만 선수 선수 스스로가 브로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히 교육하는 방법 뿐이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말이 있듯이 역대 사례를 보아도 승부조작은 언젠가 드러나게 돼있고 그 끝은 언제나 좋지 않았다.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승부조작 뿐만 아니라 경기 조작에 대한 유혹도 있었다는 것처럼 불법 도박사들의 수법은 갈수록 영악해지고 있다.
승부조작 사건은 한국e스포츠의 근간을 다시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다. 선수 자신을 위해서도 e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서도 선수의 자정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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