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2위 대결, 명품 투수전 빛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08 21: 22

타고투저의 시대에 명품 투수전이 인천 하늘을 수놓았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를 놓고 자웅을 겨루는 SK와 삼성이 투수전의 진면모를 선보였다.
SK와 삼성은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맞대결에서 손에 땀을 쥐는 투수전을 연출했다. 물론 승리는 7회 대타 김성현의 결정적인 홈런 한 방에 힘입어 SK가 가져갔지만 삼성 마운드도 후회 없는 싸움을 벌였다. 두 팀 마운드의 힘을 느낄 수 있는 한 판이었다.
두 팀은 7일까지 올 시즌 평균자책점 1·2위를 기록 중인 팀이었다. SK는 3.87로 1위, 삼성은 3.89로 2위였다. 간발의 차이였다. 3점대 팀 평균자책점의 타이틀은 오직 두 팀만이 가지고 있었다. 3위 KIA(4.53)와의 격차가 꽤 컸다. 선발이면 선발, 불펜이면 불펜 모두 두 팀 모두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하고 있었다. 마운드의 체계가 잡혀 있고 그 체계대로 돌아간다는 것 또한 장점이었다.

조심스레 투수전 양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많았는데 첫 판부터 그런 양상이 벌어졌다. 양팀 선발로 나선 김광현(SK)과 장원삼(삼성)이 너무 잘 던졌다. 김광현은 최고 150㎞에 이르는 빠른 공, 그리고 슬라이더와 커브를 이용한 적극적인 승부로 삼성 강타선을 윽박질렀다. 7회까지 삼진 7개를 잡아낸 반면 피안타는 단 3개에 불과했다. 삼성 타자들은 김광현이 마운드에 서 있는 동안 단 한 명도 2루를 밟지 못했다.
반대편의 장원삼도 힘을 냈다. 역시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SK 타자들의 방망이를 요리저리 피해나갔다. 승부를 할 때는 과감한 몸쪽 승부로 SK 타자들을 얼어붙게 했다. 빠른 공, 체인지업, 슬라이더의 레퍼토리도 다양했다. 한창 좋을 때 장원삼의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승부는 한 방에 갈렸다. SK는 7회 볼넷 두 개로 2사 1,2루 기회를 잡았고 최근 수비 난조에 이날 선발 자리를 내준 대타 김성현이 장원삼의 초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친 것. 장타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는 아니지만 펀치력이 있는 김성현이 터뜨린 회심의 한 방이었다.
그 다음부터는 도망가려는 SK와 쫓아가려는 삼성의 총력전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SK의 힘이 좀 더 강했다. SK는 8회 전유수가 두 번째 투수로 올라 삼성의 추격 흐름을 잠재웠다. 9회에는 문광은이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수확했다. 삼성은 8회 백정현 신용운이 연달아 올라 SK의 도망가려는 발걸음을 잡아냈지만 타선이 끝내 SK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다. 두 팀은 9일 메릴 켈리(SK)와 윤성환(삼성)을 앞세워 다시 한 번 힘을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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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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