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창 선수에게 마무리를 맡아 달라고 통보 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 마무리투수가 정해졌다. 우완 심수창이 그 주인공이다. 김승회와 이정민이 마무리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확실한 주전마무리를 정하지 않고 불펜을 운영했던 롯데는 선발에서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심수창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현재 가장 믿을만한 카드가 심수창이라는 이유에서다.
8일 마산구장에서 만난 이종운 감독은 "심수창 선수에게 '마운드가 안정 될때까지 마무리를 맡아 달라'고 통보했다. 심수창은 선발투수로 나가기를 원하는 눈치인데, '네가 가장 공이 좋고 믿기 때문에 마무리를 맡기는 것'이라고 설득했다. 일단은 5월 한 달 만이라도 뒷문을 맡아 달라고 이야기했는데, 만약 성적이 괜찮다면 시즌 끝까지 맡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의 말대로 심수창은 현재 롯데에서 가장 믿을만한 카드다. 6경기에 출전, 승리는 없지만 1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하고 있다. 23⅔이닝을 소화했고, 자책점은 단 5점 뿐이다. 삼진 26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단 3개만 내줄 정도로 제구력도 압도적이고, WHIP 역시 1.14로 훌륭하다.
선발투수로 믿음직스러운 심수창을 마무리로 돌리는 건 롯데의 고육지책이다. 외국인투수 2명과 송승준을 불펜으로 전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상화는 팀 내부적으로 불펜이 아닌 선발자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때문에 흔들리던 뒷문을 막아 줄 적임자로 심수창이 선택된 것이다.
문제는 나갈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심수창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지난 달 23일 KIA전이다. 이후 지난 달 30일 넥센전에 7회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그렇지만 이날 등판은 마무리투수로 나온 게 아니라 불펜으로 나왔다가 공이 좋아 경기를 끝까지 책임진 케이스다.
5월 들어서는 2경기에 출전했는데, 모두 마무리 상황은 아니었다. 도합 3이닝을 소화하며 안타 단 1개만 허용할정도로 공이 좋다. 이제야 심수창을 마무리로 낙점하고 보직을 정해줬는데, 문제는 나갈 경기가 없다. 롯데는 5월 7경기에서 1승 6패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무리 심수창이 나갈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7일 SK전은 9회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이제 심수창이 뒷문을 책임지는 건 공식화됐다. 그동안 뒷문 불안으로 승리를 놓쳤던 롯데지만, 조기수습에 실패하며 다른 문제들까지 복합적으로 터지고 말았다. 심수창의 시즌 2번째 세이브는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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