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의 필수조건, 바로 연패를 길지 않게 가져가는 것이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페이스가 떨어질 때가 있고, 연패는 숙명처럼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때 얼마나 연패를 짧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시즌의 성패가 달려있다.
지난 6년 동안 최하위 5번으로 암흑기에 시달린 한화는 매년 기나긴 연패가 문제였다. 한 번 위기에 빠지면 쉽게 헤어나지 못했다. 2009년에는 12연패·10연패, 2010년에는 11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처졌다. 2011~2012년 7연패에 이어 2013년에는 개막 13연패로 시작부터 레이스에서 밀렸다.
지난해에도 최다 7연패에 6연패 1번, 5연패 4번, 4연패 1번, 3연패 2번으로 연패가 일상이었다. 안 좋은 흐름을 바꾸는 힘이 너무 떨어졌다. 위기에 쉽게 무너지는 전형적인 약팀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런 부분에서 확실히 좋아졌다. 위기관리능력이란 게 생긴 것이다.

한화는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서 10-6 재역전승을 거두며 2연패를 끊었다. 6~7일 최하위 kt에 연이틀 덜미를 잡힌 다음 2위 두산을 만나게 돼 좋지 않은 흐름이 예상됐다. 경기 내용도 주도권을 빼앗기며 어렵게 흘러가고 있었지만 기어이 재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올 시즌 한화는 연패가 두 번밖에 없다. 그것도 모두 2연패로 3연패 이상은 당하지 않았다. 1위 삼성도 4연패가 한 번 있었고, 공동 2위 두산과 SK도 최다 4연패로 주춤했었다. 상위 팀들도 한 번씩 4연패로 흔들렸지만, 한화는 2연패가 전부란 점에서 놀랍다.
한화와 함께 넥센이 2연패로 리그 최단연패. 하지만 넥센은 2연패만 6번 있었다. 한화는 연패가 길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것이다. 위기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저력이 생겼다는 걸 의미한다. 최다 연승은 3연승이지만 연패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 과거와 확실히 달라졌다.
김성근 감독은 잡아야 할 경기에서 박정진·권혁·송창식 등 핵심 구원투수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김 감독은 "우리는 하루살이다. 여유가 없는 살림이라 어려움이 있지만 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한화는 17승14패, 승률 5할4푼8리로 2위 그룹에 1.5경기차 뒤진 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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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