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큰형님 이호준(39)의 전설로 향하는 발걸음이 빠르다. 불혹의 나이에 폭풍 질주하고 있다.
이호준은 지난 8일 마산 롯데전에서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NC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26일 마산 LG전부터 최근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고 있으며 이 기간 타율 4할5푼5리 15안타 3홈런 11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시즌 전체로 봐도 이호준의 활약은 인상적이다. 29경기 타율 3할3푼6리 36안타 8홈런 34타점. 타율 7위, 안타 공동 8위, 홈런 공동 6위, 타점 2위와 함께 장타율 4위(.645), OPS 7위(1.045)로 리그 톱클래스 수준. 우리나이 불혹의 타자라곤 믿기지 않는 호성적이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지난 1994년 해태에 고졸 우선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이호준은 데뷔 첫 해 투수로 8경기 나왔다. 이듬해부터 타자로 전환해 1996년부터 1군에 재등장했다. 올해로 1군에서 20번째 시즌인데 해태·SK를 거쳐 오랜 기간 쌓아온 기록이 상징성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 5일 마산 KIA전에서는 개인 통산 300번째 2루타를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16번째 기록. 통산 홈런은 293개로 대망의 300홈런까지 7개 남았다. KBO 역대 300홈런 타자는 장종훈(340) 이승엽(397) 양준혁(351) 심정수(328) 박경완(314) 송지만(311) 박재홍(300) 등 7명밖에 안 된다.
300홈런과 함께 300개의 2루타를 친 타자로 범위를 좁혀보면 5명뿐. 양준혁(351-458) 이승엽(397-380) 장종훈(340-331) 박재홍(300-316) 송지만(311-327)이 주인공으로 KBO리그에서 상당한 족적을 남긴 전설의 선수들이다. 300개의 2루타를 친 이호준이 300홈런까지 치면 이들과 함께 하게 된다.
이호준의 기록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NC 이적 첫 해였던 2013년 20홈런에 이어 지난해 23홈런을 터뜨린 이호준은 올해도 벌써 8홈런을 기록 중이다. 지금 페이스를 유지해 20홈런을 넘긴다면 KBO리그 최초로 우리나이 38세 이후에 3년 연속 20홈런을 치는 타자가 될 수 있다. 삼성 이승엽도 2013년 14홈런으로 20홈런을 넘기지 못해 기록이 중간에 끊겼다.
다른 선수였다면 은퇴를 진지하게 고려할 불혹의 나이, 이호준은 점점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전설을 향해 폭풍 질주하는 것이다. 이호준은 "이제 더 이상 타석에서 몸쪽 공이 두렵지 않다"며 "나 아직 많이 남았다"고 웃어보였다. 은퇴 시점을 저 뒤로 미룬 이호준이 '살아있는 레전드'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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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