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오스틴 폭발에 멋쩍은 ‘아버지’ 닥 리버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5.09 14: 41

‘아들’ 오스틴 리버스(23)가 폭발했지만 ‘아버지’ 닥 리버스(54) 감독은 냉정을 유지했다.
LA 클리퍼스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2라운드 3차전에서 휴스턴 로케츠를 124-99로 크게 이겼다. 클리퍼스는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2승 1패로 앞서나갔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크리스 폴이 주목을 받은 경기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경기를 끝낸 선수는 J.J. 레딕과 오스틴 리버스였다. 두 선수는 각각 31점, 25점을 올려 자신의 플레이오프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클리퍼스의 대승은 리버스의 폭발력이 원동력이었다. 3쿼터 중반 84-76으로 앞서던 클리퍼스는 4쿼터초반까지 내리 23점을 퍼부으며 단 1점도 허용치 않았다. 전반전까지 7점을 넣었던 리버스는 3쿼터 마지막 4분 동안 무려 15점을 퍼부었다. 리버스는 4쿼터 초반 던진 3점슛도 깨끗하게 꽂았다. 휴스턴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점수 차는 30점까지 벌어진 뒤였다.
크리스 폴과 블레이크 그리핀이 벤치에서 쉴 때 오히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 오스틴 리버스의 깜짝 활약에 친아버지 닥 리버스 클리퍼스 감독도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3쿼터가 끝난 뒤 가진 퀵인터뷰에서 닥 리버스는 “특정 선수가 아니라 우리 선수 중 누구라도 득점이 터진다면 좋은 일이다. 아직 4쿼터 12분이 남아있다”며 애써 감정을 눌렀다.
벤치에 있던 크리스 폴은 리버스 감독에게 “지금 이 순간은 감독이 아닌 아버지로서 즐겨도 된다”며 어깨를 툭 쳤다. 닥 리버스는 끝까지 ‘아버지’가 아닌 ‘감독’의 자세를 유지했다.
경기 후 오스틴 리버스는 “농구에서 이럴 때가 있다. 오늘 수비에서의 에너지가 득점을 만들었다. 후반전 수비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자신감이 있었다. 동료들이 날 믿어줬다. 경기를 즐겼다. 여름에 열심히 훈련했고, 들뜨지 않고 꾸준히 뛰었다”며 기뻐했다.
아버지가 감독인 것이 동기부여가 되었냐는 질문에는 “팬들을 위해 열심히 할 뿐이다. 나 자신과 팀을 위해 뛰었다. 아버지도 다른 감독들과 똑같이 대한다. 4차전도 공격적으로 뛰겠다”고 선언했다.
리버스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취재진은 집요하게 부자지간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리버스 감독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팬들이 경기 중 아들의 이름을 연호한 것은 좋은 일이다. 내가 따로 공격하라고 주문한 것은 아니었다. 나도 오스틴이 후반전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정말 잘했다”고 칭찬했다.
미국에서는 6월 세 번째 일요일이 아버지의 날이다. 오스틴 리버스는 아버지이자 감독에게 미리 좋은 선물을 한 셈이다. 식스맨 리버스가 지금처럼 터져준다면 클리퍼스는 시리즈를 쉽게 가져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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