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45억 듀오’ SK에 복수혈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09 19: 52

또 한 번 명품 투수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승자가 달랐다. 삼성이 윤성환(34)과 안지만(32)이라는 ‘145억 원’ 듀오를 앞세워 전날 영봉패 수모를 돌려줬다.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삼성의 경기는 근래 보기 드문 명품 투수전으로 흘러갔다. 비록 7회 2사 1,2루에서 대타 김성현이 홈런을 터뜨린 SK가 승리를 가져가긴 했지만 양팀 선발투수들의 호투, 그리고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한 불펜투수들의 혼신의 투구가 이어졌다. 특히 SK 선발 김광현은 7이닝 무실점, 삼성 선발 장원삼은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 후 관계자들의 칭찬이 쏟아졌다. 승자와 패자는 갈렸지만 두 팀 투수들은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는 것이다. 경기에 패한 류중일 감독도 “좋은 투수전이었다. 경기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라며 김광현과 장원삼 모두를 칭찬했다. 하지만 어쨌든 삼성은 승리를 따내지 못한 쪽이었다. 좋은 승부를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단 하루 만에 풀렸다. 이번에는 SK를 1득점으로 꽁꽁 묶으며 깨끗하게 빚을 갚았다.

선발 윤성환의 호투가 결정적이었다. 5회까지 SK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단 한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40㎞대 초반이었지만 윤성환의 힘 있는 빠른 공을 제대로 쳐낸 SK 타자들은 없었다. 오히려 커브와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섞은 윤성환의 완급조절에 타이밍을 뺏기며 승부처에서 헛스윙만 남발했다.
6회 정상호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퍼펙트가 깨졌다. 우익수 박찬도가 마지막 순간 글러브를 갖다 댔지만 아쉽게 놓쳤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윤성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박계현 박재상 이명기라는 좌타자들에게 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7회 최정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으나 타선이 8회 곧바로 1점을 추가해 승리투수 요건도 챙겼다.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 역투. 올 시즌 세 번째 7이닝 소화였다.
2-1로 앞선 8회에는 안지만이 바턴을 이어받았다. 선두 이재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안지만은 정상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이어 대타 김민식도 1루수 땅볼로 잡고 징검다리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그 사이 삼성은 9회 2사 후 박석민의 볼넷, 그리고 이승엽의 우중간 적시타로 1점을 더 추가해 마운드를 지원했다.
결국 삼성은 9회 마무리 임창용이 마운드에 올라와 SK의 추격을 저지하고 2점차 승리를 거뒀다. 이틀째 명품 투수전이 벌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삼성 마운드가 멍군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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