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 승리는 없었지만 두산 타선 압도한 슬라이더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5.09 20: 11

예상과는 조금 달랐던 깜짝 투수전이 잠실벌을 달궜다.
  
9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양 팀 선발투수들은 모두 호투했다. 송은범은 5회말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는 등 5⅓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최다 이닝 투구를 했다. 2013 시즌 종료 후 FA 최준석의 보상선수로 롯데에서 두산으로 옮긴 김수완도 이적 후 첫 선발로 나서 6⅓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 퀄리티 스타트(QS)를 달성했다.

특히 송은범의 역투가 빛났다. 송은범은 피칭 시작과 함께 5회말 1사까지 13타자를 모두 연속 범타 처리했다. 1회말부터 탈삼진 2개를 곁들였고, 승리 요건을 채울 동안 두산 타자들은 한 명도 출루하지 못하고 송은범에 완전히 눌렸다.
낙차가 크면서도 빠르고 예리했던 슬라이더가 두산 타자들을 요리하는 송은범의 주 무기였다. 이날 4명을 삼진 처리한 송은범은 네 번의 탈삼진 상황에서 모두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활용했다. 마치 슬러브처럼 큰 각을 보이면서도 구속은 4차례 모두 135km 이상이었다.
이날 이전까지 시즌 최다 이닝이 4이닝이었던 송은범은 가볍게 이적 후 최다 이닝 기록을 갈아치웠다. 5회말 1사에 양의지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을 때부터 공이 타자들의 방망이에 맞아 나가기 시작했는데, 그 이전까지는 압도적인 피칭을 했던 송은범은 투구 수도 많지 않았다. 빠른 카운트에 과감하게 승부를 벌인 송은범은 5⅓이닝을 소화하고 6회말 1사 2루에 물러날 때 투구 수도 64개에 불과했다.
다른 구종도 곁들였지만, 슬라이더의 비중은 변화구 중 절대적으로 높았다. 총 64개의 공 중 슬라이더가 24개였고, 커브와 포크볼도 있었지만 이 두 가지 공을 합한 것이 6개밖에 되지 않았다. 제구가 동반된 빠른 공과 슬라이더 조합만으로도 요령 있는 베테랑 송은범은 두산 타선을 막아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불펜이 남은 이닝을 막아주지 못했다. 박정진과 송창식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막판으로 끌고 갔으나 지친 권혁은 두산 타선을 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실책까지 겹친 9회말 3점을 허용하며 경기는 두산의 4-3 승리로 끝났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두산에 온 뒤 처음으로 선발로 나선 김수완의 투구도 인상 깊었다.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장원준의 로테이션에 투입된 김수완은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타자 유형에 따라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제 몫을 해냈다. 1⅔이닝 퍼펙트한 이현호는 데뷔 첫 승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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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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