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T 주전 대거 부진, 강정호의 빛나는 3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0 05: 47

리그 상위권의 타선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피츠버그가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다. 팀 타율이 추락하고 있고 덩달아 팀 성적도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강정호(28, 피츠버그)가 힘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성적이다.
강정호는 9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18경기에 나가 타율 3할, 출루율 3할5푼6리, 장타율 4할5푼, OPS(출루율+장타율) 0.806을 기록하고 있다. 1홈런, 7타점, 1도루도 곁들였다. 사실 꾸준히 주전으로 나서지 못해 출장 간격이 들쭉날쭉했다는 점, 대타로 나서는 빈도가 많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이라는 점까지 더하면 더 만족스럽다. 다만 강정호와는 달리 피츠버그 타선은 침체에 빠져 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상위권 전력을 구축했다던 피츠버그는 시즌 초반 순위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현재 13승16패(.448)를 기록, 지구 4위에 처져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선두 세인트루이스(22승7패)에 벌써 9경기나 뒤졌다. 전력을 보강하며 리빌딩 종료를 향해 가고 있는 시카고 컵스(15승13패)의 등장으로 혼전이 예상되는 중부지구 초반 기 싸움에서 밀리고 있는 셈이다.

마운드는 힘을 내고 있다. 3.06의 팀 평균자책점으로 세인트루이스(2.58), 뉴욕 메츠(2.92)에 이어 리그 3위다. 역시 타선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피츠버그는 2할3푼3리의 팀 타율에 머물러 리그 13위이며 106득점 역시 리그 12위다. 팀 OPS는 0.636으로 꼴찌 필라델피아(.613)에 한 단계 앞선 14위에 불과하다.
타선의 면면을 고려하면 이 정도 성적을 낼 팀이 아닌데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피츠버그의 팀 타율은 2할5푼9리로 콜로라도(.276), LA 다저스(.265)에 이은 내셔널리그 3위였다. 팀 홈런도 156개로 3위를 기록, 정확성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타선으로 평가받았다. 아주 특별한 전력누수가 없는 가운데에서도 타력이 급강하한 것이다.
믿었던 주축 타자들의 부진이 크다. 간판타자이자 2013년 리그 최우수선수(MVP)인 앤드루 매커친은 올 시즌 타율이 2할1푼9리에 머물고 있다. 그 외 지난해 올스타로 성장한 조시 해리슨(.178),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은 조디 머서(.186), 힘 있는 장타 자원인 페드로 알바레스(.211)의 성적도 부진하다. 이들보다 그나마 낫지만 스탈링 마르테(.275), 그레고리 폴랑코(.264) 또한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은 아니다. 닐 워커(.288) 정도가 자신의 타율을 유지하는 선수다.
스스로의 좋은 성적, 동료들의 부진이라는 요소가 겹쳐 강정호는 40타석 이상을 소화한 피츠버그의 9명 선수 중 가장 타율이 높은 선수로 등극했다. 출루율도 워커(.353)을 넘는 1위다. OPS가 0.800을 넘는 선수는 마르테(.837)와 강정호 뿐이다. 규정타석과는 다소간 거리가 있지만 강정호로서는 충분히 자기 몫을 함은 물론 팀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에 투자를 한 이유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성적이기도 하다.
강정호는 선발로 나설 때 더 강해졌다. 선발로 나선 9경기에서 타율 3할5푼5리, OPS 0.948,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아주 큰 문제를 저지른 적은 없다. 현지에서 “지금은 타격감이 좋은 강정호를 주전으로 써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피츠버그의 우울한 초반에서 그나마 한줄기 빛을 쏘아올리고 있는 강정호다. 클린트 허들 감독의 눈에도 그 빛줄기가 보이고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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