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捕手)를 한자로 풀면 잡을 포자에 손 수자다. 포수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여러가지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건 공을 잡는 능력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잡는 능력인 프레이밍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트질'이라는 말을 더 흔히 쓴다.
투수가 던진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잡지 못해 볼로 판정받는 포수가 있는가 하면, 볼을 교묘하게 잡아서 스트라이크로 둔갑시키는 포수도 있다. 볼카운드 1-1에서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느냐, 아니면 볼이 들어오느냐가 하늘과 땅만큼 차이난다고 보면 프레이밍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프레이밍은 위험부담이 따른다. 볼을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심판을 속여야 한다. 심판들도 포수에게 속지 않기위해 계속해서 영상을 보며 공부를 한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괜히 손장난을 치지 말라'는 지시를 하는 지도자도 적지 않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도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 감독은 현역시절 빼어난 기량을 자랑하던 포수였다. 그는 "예전 포수들은 심판을 일부러 속이려고 했었다. 그래서 (심판 시야를 가리기 위해) 몸을 세우면서 포구를 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스트라이크 3개 정도 더 잡으려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포수의 프레이밍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자칫 소탐대실이 될 수있기 때문이다. 심판들도 영상을 통해 복기를 하는데, '손장난'이 심한 포수로 낙인이 찍히게 되면 오히려 불리한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을 잡을 때 손목을 살짝 트는 게 프레이밍의 전부는 아니다. 미트는 스트라이크 존에 유지한 채 미트 볼집 끝으로 살짝 공을 잡는 포수도 있다. 손목 움직임이 노출되지 않으니 더욱 교묘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이것에 대해서도 "주자가 있을 때 그렇게 하다가 패스트볼이 나오는 것이다. 역시 하지 않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결론은 이렇다. "포수는 오는 그대로 잡는 게 가장 좋다. 경기장에서 남을 속일생각을 하기 보다는 정직하게 하는 게 오히려 이득이 된다." NC의 구단 슬로건인 '정의,명예,존중'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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