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포수들’ 정상호-이재원 방망이 폭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0 17: 19

보통 포수는 공격에 있어 큰 기대가 걸리는 포지션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공격보다는 수비가 우선시되는 포지션. 그러나 SK의 두 포수는 달랐다. 정상호(33)와 이재원(27)이 맹타를 휘두르며 철벽을 자랑하는 삼성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SK는 1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7-5로 이기고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가져갔다. 8일과 9일은 양팀 선발투수들의 호투 속에 팽팽한 승부가 벌어졌다면 10일은 초반부터 방망이가 힘을 낸 SK가 비교적 넉넉한 리드를 잡은 끝에 승리를 가져갔다. 그 방망이의 중심에는 정상호와 이재원이 있었다.
0-1로 뒤진 2회 빅이닝 상황이 그랬다. SK는 선두 박정권이 1군 복귀 후 첫 안타를 터뜨리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이재원이 차우찬을 상대로 깨끗한 좌전안타로 징검다리 임무를 충실히 했다. 여기서 정상호의 결정적인 한 방이 터졌다. 차우찬의 빠른 공(145㎞)를 그대로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터뜨렸다. 정상호의 타고 난 힘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SK는 정상호의 홈런에 힘입어 자칫 끌려갈 수 있었던 분위기를 완전히 되돌렸다. 그리고 1사 후 타자들이 차우찬을 공략한 결과 2사 만루에서 브라운이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더 내고 5-1로 앞서갈 수 있었다. 초반 흐름을 완전히 장악하는 이닝었다.
3회 추가점 상황에서는 이재원이 다시 포문을 열었다. 차우찬의 초구 빠른 공을 깔끔하게 잡아 당겨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이 안타로 다시 감을 살린 SK는 1사 후 박계현의 중전 적시타, 김성현의 안타, 그리고 이명기의 희생플라이로 3회에 2점을 뽑아낼 수 있었다. 7-1. 향후 삼성의 매서웠던 추격전 양상을 고려하면 경기 양상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점수였다.
두 선수는 올 시즌 공격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재원은 이날 경기 전까지 31경기에서 타율 3할9리, 3홈런, 28타점을 기록했고 SK 타자 중에서는 득점권 상황에서 가장 강한 면모를 과시한 해결사였다. 최근 타격감이 다소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날 경기에서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때리며 감을 살렸다. 김용희 감독이 가장 주목한 타격 키 플레이어인 정상호도 9일까지 26경기에서 타율 2할8푼9리, 3홈런, 14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두 선수는 포수와 지명타자를 오고 가며 체력까지 안배하고 있다.
그렇다고 공격 욕심만 내는 것도 아니다. 두 선수의 수비 욕심도 대단하다. 정상호는 팀 주전포수로서 마운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이재원도 윤희상 김광현 등과 호흡을 맞추며 장점을 적극 살리는 리드로 자신에 대한 선입견을 조금씩 지워가는 중이다. SK가 팀 평균자책점에서 1위를 달리는 것도 두 선수의 노력이 어느 정도 녹아있다. 주전 포수감이 없어 애를 태우는 팀도 있지만, SK는 두 공포의 포수들과 함께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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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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