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진짜 위기가 찾아왔다.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로 고전하며 5할 승률마저 위협받고 있다. 앞으로 일정도 험난해 만만치 않은 위기다.
한화는 지난주 kt와 두산에 1승2패 루징시리즈를 당하며 시즌 성적 17승16패로 5할 승률을 위협받고 있다. 순위도 6위까지 내려앉았다. 4워 첫 스타트를 잘 끊었고, 5월 첫 3연전까지도 좋았으나 지난주를 기점으로 투타에서 모두 힘이 떨어지고 있다. 당장 이번주 상대팀도 삼성과 넥센으로 강팀들을 만나는 일정. 과연 한화에 돌파구는 있을까.
▲ 마운드 위기, 윤규진이 온다면?

한화의 문제는 역시 마운드. 팀 평균자책점 9위(5.05)에서 나타나듯 마운드가 여전히 불안하다. 5월 9경기에서 선발 퀄리티 스타트가 1경기밖에 되지 않으며 5회 이전 강판된 것이 6경기에 달한다.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불펜에 가중이 더해지고 있다.
4월부터 누적돼 온 불펜의 피로는 지난주 적신호를 나타냈다. 4패 중 3패가 불펜에서 막지 못한 역전패. 필승조 권혁·박정진·송창식에게도 점점 피로가 쌓이고 있다. 선발이 길게 버티지 못하는 상황에 불펜마저 지쳐가고 있다는 점에서 한화의 마운드 문제는 쉽게 해답을 찾기 어렵다.
그래도 죽으란 법은 없다. 시즌 초반 마무리로 활약한 윤규진이 어깨 통증을 딛고 이번주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일 처음으로 불펜피칭을 소화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윤규진이 불펜에 돌아온다면 권혁·박정진·송창식에게 쏠린 부담을 나눌 수 있다. 이적생 임준섭의 적응도 희망적 요소다. 마음 같아서는 부진을 거듭하는 미치 탈보트도 바로 교체하고 싶지만, 나이저 모건을 퇴출한 마당에 대체 선수를 구하는 시간과 몸값 문제 등으로 지금 당장 해결은 쉽지 않다.
▲ 타선 침체, 외국인 타자는 언제?
마운드 부진에 가려져 있지만 타선도 기복이 있는 편이다. 한화는 팀 타율(.262) 출루율(.353) 장타율(.400) 홈런(29개) 모두 리그 7위에 그치며 경기당 평균 득점도 4.91점으로 7위에 머물러 있다. 가끔 타선이 폭발하는 날이 있지만 득점권 타율 8위(.251)에서 나타나듯 찬스를 살리는 힘도 떨어진다.
결국 외국인 타자 공백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다른 팀들이 외국인 타자의 효과를 누릴 때 한화는 그 자리를 비워만 두고 있었다. 결국 모건은 10경기만 뛰고 2군에서 퇴출 통보를 받았다. 모건을 대체할 수 있는 확실한 외국인 타자가 언제 합류하며 그때까지 한화 타선이 어떻게 잘 버텨낼지가 중요하다.
시즌 초반 한화 타선을 이끌어온 힘은 김경언이었다. 그러나 김경언은 지난주 타율 2할5푼으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시즌 내내 계속 잘 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4번타자 김태균도 주춤하고 있어 중심타선의 힘이 약화됐다. 팔꿈치가 아파 재활군으로 내려간 송광민도 소식이 없다. 새 외국인 타자가 시급하다.
▲ 지켜야 한다, 부담감 극복도 과제
한화는 시즌 초반 기대이상 성적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더 이상 한화를 약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없다. 다만 매경기 치를수록 기대가 높아지다 보니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지난 6년간 매년 이맘 때 하위권으로 떨어졌던 한화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특히 한화는 지난 6일 젊은 투수 유창식과 군필의 외야수 오준혁·노수광 등을 KIA로 보내며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임준섭·박성호·이종환을 영입했다. 미래보다는 지금 당장에 중점을 둔 트레이드. 이날 오후에는 외국인 타자 모건을 웨이버 공시했다. 트레이드와 외국인 교체에서 과감한 행보를 걷고 있다.
결국 올해 성적을 위해 승부수. 선수단 전체에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상당히 크다. 시작부터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온 만큼 적절하게 쉬어가는 타이밍도 필요하다.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 김태균과 김경언을 선발 제외하고도 10점을 내며 역전승한 것이 좋은 예. 그날 김성근 감독은 "편한 마음으로, 마음을 비우니 나머지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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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