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를 한다. 그렇게 준비를 해서인지 지금처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10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울산 현대와 원정경기서 2-1로 승리를 거뒀다. 2연승을 달린 전북은 8승 1무 1패(승점 25)가 돼 2위 수원 삼성(승점 17)과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리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날 전북의 승리는 모든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 돋보인 선수 중 한 명을 꼽자면 최보경을 빼놓지 않을 수가 없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최보경은 중앙 수비수들과 협력해 울산의 주포 김신욱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최강희 감독도 최보경의 활약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최 감독은 "김신욱과 양동현을 최보경과 윌킨슨 조합으로 1차 저리를 했고,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올 땐 샌드위치 마크를 하라고 했다. 전체적으로 잘했다. 특히 보경이가 홀딩 미드필더 역할을 잘해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보경은 자신의 활약보다 동료들의 공이 컸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신욱이를 일대일로 막았다기 보다는 괴롭혔을 때 윌킨슨 혹은 (김)형일이형이 처리한 것이다. 우리 셋이서 의사소통이 잘된 것 같다. 그래서 상대 투톱을 잘 막은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 공격수를 막는 만큼 거친 몸싸움이 계속됐다. 밀려서 넘어지고, 때로는 상대를 밀어 넘어지게 만들었다. 2011년 울산에 입단해 2013년까지 뛰었던 최보경으로서는 동갑내기 김신욱과 충돌이 부담될 수도 있었다.
이에 대해 최보경은 "어쩔 수 없다"면서 "내 자리가 그런 자리다. 매 경기 부딪히는 장면이 계속 나온다. 상대 선수가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선의의 경쟁을 하다보니 나오는 것이다. 경기에서 계속 뛰면서도 서로 넘어지면 괜찮은지 확인하고 위로도 했다"고 답했다.
최보경은 자신의 활약이 최강희 감독의 지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께서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잘 아신다. 그런 점만 끄집어 내려고 하신다. 훈련을 통해 계속 좋아졌다는 걸 느낀다"며 "빌드업 과정에서 횡패스와 백패스가 많은데, 과감한 전진패스가 부족하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전북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는 최보경이지만 주전 경쟁은 아직도 버겁다. 이번 시즌 합류한 이호와 정훈 등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할 선수가 전북에는 많다. 하지만 출전 기회가 적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았다.
최보경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면서 "경기를 못 뛰어서 마음이 아픈 단계는 이미 지났다. 항상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를 한다. 그렇게 준비를 해서인지 지금처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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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