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클린트 허들(58) 감독의 강정호(28)를 향한 신뢰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강정호의 활약을 두고 허들 감독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강정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경기에 2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 선제 솔로 홈런과 결승 적시타까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터뜨리며 피츠버그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미국 AP통신은 이날 경기 후 피츠버그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강정호는 시즌 타율 3할3푼3리에 2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35타석에서는 타율 4할2푼9리를 치고 있다. 이날 좌완 투수를 맞아 허들 감독은 강정호를 2번 타순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의 스윙이 좋았다. 그는 좋은 타격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고, 실력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MLB.com에도 따르면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투스트라이크에서 흔치 않은 실투를 놓치지 않고 아름다운 스윙으로 공을 넘겼다"고 말했다. 선발출장 기회가 늘어날수록 맹활약하고 있고, 허들 감독의 신뢰도 나날이 쌓여만 간다.
이날 강정호는 처음으로 2번 타순에 선발출장했다. 7번타자로 가장 많은 4경기에 선발출장했고, 6번과 8번으로 3경기씩 나섰다. 2번 타순은 선발도 처음이지만, 교체로도 한 번도 들어서지 않았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감이 좋은 데다 상대 선발투수가 좌완의 타일러 라이온스라는 점이 고려됐다.
2번으로 전진 배치된 것은 허들 감독의 신뢰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정호는 2번타자로 들어선 1사 주자 없는 첫 타석부터 라이온스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투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3구 한가운데 높은 93마일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쳤다. 특유의 레그킥 없이도 정확한 타이밍에 짧은 몸통 회전 그리고 부드러운 스윙까지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홈런이었다.
허들 감독의 신뢰는 결승타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빛을 발했다. 3-3 동점으로 맞선 7회. 피츠버그는 스티브 롬바르도치가 대타로 나와 볼넷을 골라내며 무사 1루로 찬스를 잡기 시작했다. 여기서 허들 감독은 1번 조시 해리슨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3타수 무안타로 감이 안 좋았지만 이례적이었다.
해리슨은 초구 번트가 파울이 됐지만 2구에 침착하게 투수 앞으로 번트를 대며 1루 주자 롬바르도치를 2루에 보냈다. 해리슨의 시즌 두 번째 희생번트. 3-3 동점 상황에서 강정호 앞에 1사 2루 득점권 찬스가 왔다. 강정호는 세인트루이스 구원 미치 해리스의 2구 몸쪽 높은 95마일 패스트볼을 레그킥으로 받아쳐 좌전 적시타를 때리며 결승점을 만들었다. 허들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순간, 강정호도 팔을 들어 기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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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