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서로가 인정한 치열한 공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5.11 13: 00

객관적인 전력상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들로 손꼽히는 삼성과 SK가 인천 땅에 치열한 주말 3연전을 벌였다. SK가 홈에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지만 경기력의 차이는 극히 미세했다. 양팀 사령탑도 두 팀의 전력을 인정하며 다음 맞대결을 기약했다.
SK와 삼성은 8일부터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치열한 주말 3연전을 벌였다. 8일 경기에서는 SK가 선발 김광현의 7이닝 무실점 역투를 앞세워 3-0으로 이겼다. 그러나 9일 경기에서는 5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벌인 삼성 선발 윤성환(7이닝 1실점)이 멍군을 부르며 삼성이 3-1로 승리를 가져갔다. 10일 경기에서도 SK가 초반 기세를 잡았으나 삼성이 홈런포를 앞세워 끈질기게 추격하는 바람에 역시 진땀나는 승부가 이어졌다.
올 시즌 전문가들은 “판도에 대해 예상하기 쉽지 않다”라면서도 3강에 삼성·두산·SK를 뽑는 분위기였다. 이에는 큰 이의가 없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좋은 진용을 구축하고 있음은 물론 선수단의 경험이 풍부해 장기 레이스를 끌고 갈 만한 힘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삼성과 SK는 이번 주말 3연전에서 그런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즐겁게 했다.

양팀 사령탑도 두 팀의 전력을 인정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역시 삼성이다. 전력 자체가 고르다”라면서 “기본적으로 투수력이 좋다. 그리고 9일 경기에서 봤듯이 수비도 훌륭하다. 주루 플레이에도 강점이 있다”라고 치켜세웠다. 김 감독은 “타순도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 장타를 치는 선수, 그리고 뛰는 선수들이 고르고 확실하게 나뉘어져 있다”고 짜임새를 칭찬했다.
이미 통합 4연패의 대기록을 이뤄낸 류중일 삼성 감독도 SK의 전력을 높게 평가했다. 류 감독은 10일 경기를 앞두고 “SK가 우승후보 아닌가”라고 단언했다. 류 감독은 “기본적으로 SK는 마운드가 강한 팀이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어느 한 쪽에 약점이 있으면 이기기 쉽지 않다. 선발만 강한 팀은 선발투수들을 최대한 물고 늘어져 일찍 끌어내리면 된다”라면서 “그런데 SK는 양쪽 다 좋다. 9일 상대한 메릴 켈리도 쉽게 공략하기 힘든 투수다”라고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팽팽한 경기 속에 선수단도 잔뜩 긴장한 채 경기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경기장에서 느끼는 공기가 달랐다는 것이다. 그렇게 적당한 긴장을 하다 보니 더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9일 승리투수가 된 윤성환은 “상대 선발도 잘 던지다보니 좋은 경기력이 나왔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윤성환의 투구에는 에이스의 자존심, 그리고 팽팽한 승부에 임하는 삼성의 자존심이 모두 걸려있었던 셈이다.
SK 주장 조동화 또한 “약간 포스트시즌 분위기로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 우리도 후반기에는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니 승패를 떠나 삼성과의 경기는 최대한 비등비등하게 해야 한다는 예민한 의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어쨌든 챔피언은 삼성이고 도전자는 SK다. 김용희 감독은 “삼성이 잘하지만 도망가게 놔둘 수는 없다”고 말했고 조동화 역시 “4년 했으면 이제는 우승은 그만해야 한다”라는 농담과 함께 다음 3연전을 기약했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한 명품 3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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