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하루 평균 2잔씩 마시는 것으로 알려진 커피는 김치를 제치고 주당 한국인이 가장 자주 먹는 식품(농림축산식품부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조사’ 결과 /2015년 1월)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장도 8년 새 12%나 성장해 올해는 3조 원 규모를 내다보고 있다.
양적으로만 성장한 건 아니다.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수준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커피비평가협회(CCA)와 코카-콜라사의 캔 커피 브랜드 ‘조지아 커피’가 공동으로 20세 이상 성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소비자의 커피 향미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는 이제 단순히 커피를 ‘맛’만으로 즐기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커피 선진국처럼 ‘향’을 즐기는 새로운 커피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최고급 커피가 가진 ‘초콜릿 향’ 가장 선호
이번 조사에 따르면 커피 향에 대해 남녀 모두 높은 인식을 보였다. 응답자 중 52.7%가 ‘은은한 커피 꽃 향’ ‘고소한 견과류 향’ ‘상큼한 과일 향’ ‘초콜릿 향’ 등 크게 4가지로 나눠지는 커피 향의 종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56.2%)의 경우 커피 향의 종류에 대한 인지가 남성(44.4%)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여성이 커피 향 문화를 주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어떤 향을 좋아할까? 연령대를 막론하고 남녀 모두 달콤한 초콜릿 향(31.3%)과 고소한 견과류 향(26.3%)을 선호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은은한 꽃 향(13.2%), 상큼한 과일 향(8.8%)은 상대적으로 낮은 선호도를 보였고, 커피 향을 좋아하지만 어떤 향인지 모르겠다는 응답자(20.3%)는 10명 중 2명꼴. 여성(30.0%) 보다 이성이 강한 남성(34.4%)이 감미로운 ‘초콜릿 향’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남성들은 초콜릿 향(34.4%)과 견과류 향(21.7%)의 선호 차이가 큰 반면, 여성들은 초콜릿 향(30.0%), 견과류 향(28.3%) 차이가 별로 나타나지 않아 단맛 못지 않게 부드럽고 따듯한 향을 선호하는 특징을 나타냈다.
커피비평가협회 관계자는 “초콜릿 향이 나는 커피는 보통 최고급 커피를 의미하며, 커피애호가라면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향미이다. 초콜릿 향과 견과류 향을 좋아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훌쩍 넘은 것은, 국내 소비자들이 커피에서 단 맛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 기꺼이 ‘커피 향’에 투자
자신이 원하는 좋은 커피 향을 얻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는 응답은 불황을 무색하게 한다.

아메리카노 한 잔의 적정가격을 2000원 미만으로 생각한다는 한 여론조사도 있었지만 좋은 커피향에는 응답자의 42.0%가 3000원 대, 43.3%가 5000~6000원에도 지갑을 열겠다는 답을 했다. 특히 여성(50.1%)과 트렌드에 민감한 20대(45.9%), 여유를 추구하는 40대(44.0%)가 좋은 커피 향에 대해 5000원 이상 지갑을 열겠다고 답했다.
▲ 남성은 오전 커피, 여성은 낮 커피 즐겨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커피를 즐기는 시간대는 ‘낮 12시-3시’(31.3%), ‘오전 9시-12시’(30.2%), ‘오후 3시-6시’(20.8%)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녀 간, 연령 간은 대조를 보여 남성은 ‘오전 9시- 12시’(27.8%), 여성은 ‘낮 12시-3시’(33.8%)에, 통상 직장생활로 오전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한 30대(36.7%)와 40대(48.0%)는 오전 9-12시에, 사회 초년생이 많은 20대(34.5%)는 졸리기 쉬운 낮 12-3시에 가장 커피를 즐기는 것으로 응답했다.

커피비평가협회 관계자는 오전 커피는 풍부한 향으로 두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는 반면, 오후에는 식사로 나른해진 심신을 일깨우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했다. 이와 함께 오전에는 몸을 깨어나게 하는 초콜릿 향, 낮 시간에는 청량감을 주는 상큼한 과일 향, 저녁 시간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꽃 향의 커피를 추천하고 있다.
▲ 좋은 커피 향미는 커피 재배부터 추출까지의 전 과정 중요해
국내 소비자의 커피 향미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원두 원산지 및 품종, 원두 가공법, 원두 블렌딩, 로스팅 후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시간 중 커피 향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모두 다’라는 응답이 38.2%로 가장 높고, 두 번째로 23.5%가 ‘원두 블렌딩’을 꼽아 국내 소비자의 커피 향미에 대한 높은 인식 수준을 엿볼 수 있다.
선호하는 향미로는 ‘마실 때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 넘김의 맛’(33.0%), ‘마시기 직전 진하게 다가오는 첫 향’(30.5%) 등을 꼽았다. 연령별로는 20대(36.2%)와 30대(30.7%)는 ‘마실 때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 넘김의 맛’을 꼽았지만, 40대(33.3%)는 ‘마시기 직전 진하게 다가오는 첫 향’을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커피 향미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를 펼쳐 온 세계적인 커피석학 션 스테이만 박사(Shawn Steiman, 사진)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좋은 커피 향을 위해서는 원두 원산지와 품종은 물론 가공, 블렌딩, 로스팅, 추출 등 커피 농장에서 컵까지 한잔의 커피가 탄생하기 위해 모든 과정에서 최상의 조건이 필요하다”며, “한국 소비자는 그 어떤 나라보다 좋은 향미 조건에 대한 인지는 물론, 좋은 커피 향을 추구하는 수준도 높다. 이런 소비자들의 높은 커피향미 수준 때문에 한국이 커피에 대한 활발한 연구는 물론,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캔커피 등의 커피 제품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게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세계 시장을 리드해가는 주요 마켓인 이유를 알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6일간 코카-콜라사 기업 트위터 (twitter.com/cocacola_korea)를 통해 진행됐으며, 20세 이상 성인 남녀 600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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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로조사 자료표. /조지아 커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