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 피츠버그)가 피츠버그의 선택에 완벽히 응답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더 나아질 구석이 많다는 점에서 현지도 기대만발이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 역시 강정호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하면서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정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2번 3루수로 출전, 1회 시즌 2호 홈런, 7회 결승 타점을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한 보인 끝에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멀티히트를 기록한 강정호의 타율은 3할3푼3리까지 올랐다.
11일까지 2홈런, 9타점을 수확한 강정호는 선발로 출전했을 때 더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11일까지 딱 20경기에 나선 강정호는 선발 11경기에서 타율 3할8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1.034을 기록했다. 피츠버그에서 수많은 스타 선수들을 제친, 가장 좋은 성적이다. 홈런과 타점 모두 선발 출전시 나왔다. 현지에서 “타격감이 좋은 강정호를 붙박이 주전으로 활용해야 한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이 나날이 높아지는 만족감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헌팅턴 단장 또한 강정호의 활약상에 기쁨을 드러냈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의 론 쿡 기자는 10일 “강정호에 대한 허들 감독과 헌팅턴 단장의 인내심이 빛을 발하고 있다”라면서 강정호에 대한 구단의 믿음을 집중 조명했다. 강정호에게 포스팅 금액을 포함, 4년간 약 1650만 달러를 투자한 것, 그리고 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 적응의 기회를 주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비등했던 시범경기 기간을 돌아보며 피츠버그의 선택이 옳았다고 단정했다.
인터뷰에 임한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헌팅턴 단장은 “공격적인 측면에서 그는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그는 팀의 플레이메이커”라고 치켜세운 뒤 그간의 경험에서 급할수록 나쁜 영입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강정호는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려 했다는 것이 헌팅턴 단장의 이야기다. 그 가운데는 강정호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강정호의 마이너리그행 논란이 나올 때마다 굵은 선을 그으며 그를 보호했던 헌팅턴 단장은 “우리는 우리의 스카우트들을 믿었고, 그들이 본 것을 믿었다. 스프링캠프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우리는 믿음이 있었다. 강정호에 대한 좋은 것을 봤다. 우리는 강정호의 적응 능력 또한 확인했다. 우리는 강정호가 보여준 능력을 믿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강정호의 능력을 고려했을 때 지금 활약이 이상한 것은 아니라는 확신이다.
허들 감독 또한 나날이 발전하는 강정호의 기량에 대해 즐거움을 드러내면서 향후 좀 더 넓은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암시를 남겼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는 매일 성장하고 있다. 매일 조금씩 배우고 있기도 하다”라면서 “그는 이곳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그가 계속 우리의 승리를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단장과 감독의 든든한 신임을 확인한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skullboy@osen.co.kr
피츠버그=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