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호의 룩 패스] '독주' 전북, 흥행의 악재 아닌 본보기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5.12 05: 59

흥행의 악재가 아니다. 흥행을 위한 본보기다.
전북 현대의 상승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10라운드를 마친 지금 전북은 8승 1무 1패(승점 25)를 기록하며 2위 수원 삼성과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4월 12일 5라운드에서 선두에 올라선 뒤 1달 동안 단단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독주 체제인 만큼 전북을 향한 시선은 긍정적이지 않다. 전북과 우승을 경쟁해야 할 들로서는 자신들을 제치고 올라선 전북이 미운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심하게 비뚤어진 시선이 있다. 전북의 독주가 K리그 전체에 악재라는 시선이다. 전북의 독주로 우승 경쟁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우승 경쟁에 대한 관심 저하는 K리그 흥행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책임을 전북에 전가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전북은 구단이 당연히 추구해야 할 목표를 위해 정상적인 길을 가고 있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구단이 매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보기 좋은 일이다.
문제는 전북을 제외한 다른 구단에 있다. 모든 구단이 전북이 왜 독주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비 시즌 기간 중 전력 보강 등에서 전북에 버금가는 투자를 하지 못한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전력 보강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구단과 전력 보강에 성공한 구단과 차이는 벌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독주 체제와 흥행이 별개라는 반론도 있다. 세계적인 인기는 물론 현지에서도 엄청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도 독주 체제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첼시는 리그가 개막한 8월에 1위에 올라 내려오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은 물론 최근 몇 시즌 동안 분데스리가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013-2014 시즌에는 2위와 승점 19점 차, 2012-2013 시즌에는 승점 25점 차로 우승했다.
물론 이미 자리를 잡은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와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다. 또 독주 체제와 흥행이 큰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것도 무리다. 결국 구단과 프로축구연맹은 흥행에 영향을 크게 끼치는 다른 요소를 찾아야 한다.
현재 흥행 1위는 전북이다. 하지만 성적과 흥행 1위는 절대적인 연관성이 있는 건 아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동안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올해가 돼서야 처음으로 평균 관중 1위를 기록했다. 우승이 평균 관중 1위로 올라서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흥행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전북 최강희 감독은 "홈에서는 팬들을 위해 승리해야 한다"고 입에 달고 다닌다. 전북은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홈에서는 물러섬이 없다. 불리한 상황에도 홈에서 만큼은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최강희 감독의 생각이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의 생각을 제대로 실천했다. 전북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K리그 클래식 모든 구단 중 가장 높은 홈승률(76.2%, 2위 울산 67.4%)을 기록 중이다. 기록에 나타날 정도로 생각을 실천한 전북의 6년 노력이 현재 평균 관중 1위로 이어졌다는 점을 다른 구단들이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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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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