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프리드먼 신임 야구부문 사장은 LA 다저스의 ‘겨울 광풍’을 주도했다. 공격의 팀에서 마운드와 수비의 팀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이 보였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그 광풍의 초반 손익 계산은 어떨까.
다저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20승10패(.667)의 호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샌디에이고(.515)와의 승차는 4.5경기로 제법 벌어진 상황이다.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중부지구 선두인 세인트루이스(.710)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아메리칸리그까지 MLB 전체를 놓고 봐도 2위다.
류현진, 브랜든 매카시라는 3·4선발 투수들의 부상, 마무리 켄리 잰슨의 부재, 그리고 중심타자인 야시엘 푸이그의 부상과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부진까지 고려하면 분명 순탄치는 않은 과정이었다. 그럼에도 다른 선수들이 그 빈자리를 비교적 잘 메우며 성적으로 프리드먼 사장의 방향을 증명하고 있다. 수비는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좋아졌다는 평가고 불펜도 잰슨의 이탈치고는 힘을 내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다저스에 들어온 선수들의 성적은 어떨까. 샌디에이고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받아온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은 11일까지 24경기에 나가 타율 3할7리, 4홈런, 1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 주전 포수인 A.J 엘리스(9경기 타율 1할3푼8리, 1타점)의 성적과 비교하면 포수 포지션에서의 공격력 업그레이드 효과는 확실해 보인다. LA 에인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2루수 하위 켄드릭도 29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 OPS(출루율+장타율) 0.817, 3홈런, 16타점으로 비교적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다.
개막 리드오프로 낙점됐던 베테랑 유격수 지미 롤린스는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 29경기에서 타율이 1할7푼1리에 그치고 있다. 작 피더슨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24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다만 수비에서는 여전히 평균 이상의 몫을 해준다는 평가다. 어차피 롤린스에게 공격의 폭발을 기대한 것은 아닌 만큼 성패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콜로라도에서 데려온 후안 니카시오는 불펜에서 10경기에 뛰며 1승1패 평균자책점 1.26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탬파베이에서 데려온 조엘 페랄타는 첫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함과 동시에 불펜에서 분위기 메이커 몫까지 했지만 최근 데드암 증세로 부상자 명단에 등록되며 더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마이애미에서 영입한 크리스 해처는 13경기에 나갔으나 3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표면적인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FA 시장에서 데려온 선수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4년 4800만 달러에 계약하며 큰 기대를 걸었던 브랜든 매카시는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5.87의 성적을 남긴 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었다. 내년 중반에나 돌아올 수 있을 예정인데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1년 1000만 달러에 계약한 좌완 브렛 앤더슨은 6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하며 류현진과 매카시의 부상을 틈타 3선발까지 승격했다. 이대로만 간다면 괜찮은 영입으로 기록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지난겨울 행보다. 하지만 나간 선수들도 만만치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100% 성공’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구석도 있다. 특히 마이애미와의 트레이드가 그렇다. 핵심적인 선수였던 디 고든은 올 시즌 29경기에서 무려 타율 4할3푼9리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벌써 12번이나 베이스를 훔치는 등 맹활약이다. 베테랑 선발투수 댄 해런도 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68로 선전 중이다.
고든의 대체자인 켄드릭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고 해런의 대체자가 될 줄 알았던 매카시는 시즌 아웃 상태다. 두 선수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만 연봉보조까지 해주면서 떠나보냈던 프랜차이즈 스타 맷 켐프(샌디에이고)는 최근 주춤한 상황이다. 타율 2할7푼5리에 머물고 있고 33경기에서 홈런은 하나뿐이다. 반면 켐프의 대체자로 확신을 가졌던 피더슨은 훨씬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며 팀 내 최다인 9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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