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완(26)까지 선발로 믿음직스런 호투를 펼친 두산 베어스가 마운드 걱정을 좀 더 덜어냈다. 김수완은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6⅓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했다. 이적 후 첫 선발 등판에서 펼친 퀄리티 스타트(QS) 호투였다.
두산은 이미 선발진 걱정은 별로 없는 팀이다. 이번 시즌 KBO리그에서 완봉승을 따낸 선수는 2명인데, 모두 두산 소속(유네스키 마야, 유희관)이다. 마야는 노히트노런 기록을 남겼고, 유희관은 볼넷과 몸에 맞는 볼 없는 깔끔한 피칭으로 자신의 통산 첫 완봉승을 장식했다.
여기에 김수완까지 가세하며 장원준 복귀 후에도 선발로 활용 가능한 예비자원이 더 많아졌다. 김태형 감독은 “현승이를 뒤로 보낼까 하는 생각도 있다”며 이현승이 돌아오면 불펜에 배치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5선발로 준비가 끝나 시범경기까지 치렀던 선수를 불펜으로 돌린다는 발상은 선발감이 많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 감독은 기대에 부응한 김수완에게 좀 더 기회를 줄 방침이다. 10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볼끝도 괜찮았고, 포크볼의 각이 좋았다. 1회초 2점을 준 것도 도망가면서 준 점수가 아니었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앞으로 좀 더 선발 기회를 주겠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9일 경기에서는 85구로 피칭을 마쳤지만, 앞으로는 더 많이 던지며 더 긴 이닝도 소화할 수 있다. 김수완은 한계 투구 수에 대한 질문에 “퓨처스리그에서 100개 가까이 올렸다”며 큰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아직도 마른 몸이기는 하지만 "롯데에 있을 때보다 4~5kg 정도 쪄 77~8kg가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제구다. “피칭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영상을 돌려봤는데 빠른 볼이 평소보다 좋았지만 몸쪽 비중을 높여야 할 것 같다. 포수 미트 근처로만 던진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시범경기 때 감독님이 제구에 신경 쓰라고 하셨다”며 김수완은 피해가지 않고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목표는 소박하면서도 현실적이다. 그는 “1군에 계속 남아서 5~60이닝 정도만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미 한 번의 선발등판만으로 지난해 기록(1⅓이닝)은 넘어섰다. 김수완이 50이닝 이상 소화해낼 수 있다면 두산은 오래도록 찾지 못했던 롱릴리프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
두산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김강률을 제외하면 완전체에 가까워지는 중이다. 장원준은 10일 불펜피칭에서 팔꿈치 상태가 좋아졌음을 입증했고, 이현승은 5월 말 복귀를 자신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팀 평균자책점이(4.73)이 리그 평균(4.67)에 미치지 못해 6위에 그치고 있지만 희망적인 요소는 많다. 롯데에서 가능성을 보였던 유망주 김수완의 부활 역시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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