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29)가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가운데 퇴출 수순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짙다. 몸 아픈 데 없이 2군으로 내려갔기 때문에 교체를 위한 단계가 아니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당장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한화 관계자는 "퇴출 수순은 아니다. 최근의 부진과 스트레스로 인해 서산에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2군 서산에서 심신을 추스르며 다시 몸을 만들 계획이다.
한화는 지난 6일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을 이미 웨이버 공시했다. 스카우트 팀에서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고 있다. 이미 한 장의 외국인 교체 카드를 쓴 상황에서 나머지 한 장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선수 교체는 2회로 제한돼 있다.

문제는 한화가 이미 모건을 교체하며 70만 달러의 몸값을 날렸다는 데 있다. 시즌 중 새로운 선수 영입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돈을 이중으로 쓰게 되는 것은 구단의 운영에 있어 상당한 부담이다. 탈보트도 총액 60만 달러로 몸값이 적지 않다.
한 시즌에 2명의 외국인선수를 바꾸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장에서도 시즌 초반 좋았던 탈보트의 폼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자꾸 스피드를 내려고 하다 보니 공이 옆으로 나간다. (등판 간격에 있어) 우리가 변화를 준 만큼 탈보트도 변해줘야 한다. 앞으로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8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9.20 WHIP 2.01 피안타율 3할5푼4리에 그친 탈보트의 성적은 객관적으로 볼 때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탈보트가 2군에 다녀와서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 올 시즌을 위한 승부수로 교체 카드를 빼들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조짐은 있다. 한화는 11일 박정규 신임 단장이 취임했다. 이미 지난 3월에는 김신연 대표이사가 취임하며 최고위 수뇌부가 새롭게 바뀌었다. 지난 2011년 5월 정승진 대표이사와 노재덕 단장 체제로 구단 분위기를 쇄신한 것과 많이 닮았다.
4년 전 한화는 투자를 하지 않는 구단으로 유명했지만 새로운 수뇌부 체제에서는 달랐다. 그 시작이 바로 외국인 교체로 당시 2명 모두 교체했다. 거액을 들여 카림 가르시아와 데니 바티스타를 영입하며 성적 향상을 이끌었다. 만약 탈보트가 2군에서 돌아온 뒤에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구단 수뇌부가 교체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한화는 '성적을 내겠다'는 목적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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