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많지 않았음에도 강정호는 레그킥 적응에 성공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클린트 허들 감독이 신인 내야수 강정호의 적응력에 갈채를 보냈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허들 감독이 강정호의 레그킥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보도했다.
현재 강정호는 20경기에 출전, 타율 3할3푼3리(48타수 16안타) 출루율 3할7푼7리 장타율 5할2푼1리 OPS 0.898 2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5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과 출루율, OPS를 자랑한다. 최근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면서 팀 내 입지를 굳히고 있는 강정호다.

시범경기때만 하더라도 강정호는 많은 삼진과 낮은 타율로 우려를 샀던 게 사실이다. 때문에 현지 언론에서는 강정호 특유의 타격 폼인 '레그킥(타격 준비동작 때 왼발을 들어 무게중심을 앞으로 옮기며 타격을 하는 형태)'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과 변화구에 대처하기 힘든 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렇지만 강정호는 레그킥을 고수하며 지금 성적을 올리고 있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정확하게 맞히는 데 집중하기 위해 다리를 들지 않고 치지만, 기본적으로 장타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래도 공을 멀리 보내고 있다. 홈런 2개 가운데 하나는 레그킥으로, 나머지 하나는 레그킥을 하지 않고 친 것이다.
피츠버그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레그킥 동작이 메이저리그에서 슬라이드 스텝을 사용하는 투수들과 상대할 때는 불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는 타자들이 의자에 앉아 있듯이 편안하게 있다가 레그킥을 할 사치를 누릴 수 없다. 강정호는 이 사실을 깨닫고 투수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자신을 바꿨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들 감독이 더욱 감탄한 것은 제한된 기회에서도 강정호가 적응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상대할 기회를 많이 갖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응에 성공했다. 레그킥으로 좋은 스윙을 할 기회조차 적었는데도 말이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허들 감독의 믿음 속에 강정호는 1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3루수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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