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삼성)이 1군 무대 복귀전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실히 드러냈다. 류중일 감독이 "채태인이 있고 없고 차이가 확실히 다르다"며 그의 복귀를 오매불망 기다릴 만 했다.
2008년 최형우, 박석민과 함께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끌었던 채태인은 2013년 타율 3할8푼1리(299타수 114안타) 11홈런 53타점 52득점에 이어 지난해에도 타율 3할1푼7리(492타수 156안타) 14홈런 99타점 69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올 시즌 부상 속에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채태인은 지난해 12월 왼쪽 무릎 추벽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재활 과정을 밟느라 지난달 10일 대구 KIA전을 앞두고 1군 무대에 지각 합류했다. 그는 복귀 첫날 왼쪽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채태인은 12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1군 무대에 복귀했다. "오랜만에 올라오니 긴장된다. 오늘도 개막전 같은 느낌이다". 부상 악령에서 벗어난 덕분일까. 채태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채태인이 중심 타선에 서야 한다"고 그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었다.
경기 전 "타격감이 좋지 않다"고 푸념을 늘어 놓았던 채태인은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3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채태인은 5회 우월 투런 아치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1회 2사 주자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 들어선 채태인은 한화 선발 안영명에게서 좌전 안타를 빼앗았다. 그리고 최형우와 박석민의 연속 안타에 힘입어 홈 베이스를 밟는데 성공했다.
3회 2루수 병살타로 아쉬움을 자아냈던 그는 5회 추격의 투런 아치를 가동했다. 1-4로 뒤진 5회 1사 1루서 한화 5번째 투수 김기현의 2구째 직구(135km)를 잡아 당겨 110m 짜리 우월 투런포로 연결시켰다.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 채태인은 7회 선두 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때렸다. 아쉽게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에는 실패.
한동안 1군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던 채태인은 "내 야구를 못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야구를 제대로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동안 너무 많이 쉬었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서 일까. 그토록 바라던 1군 무대를 다시 밟은 채태인은 화끈한 복귀 신고를 하며 아쉬움을 떨쳐냈다. 아쉽게 한화에 패했지만 채태인의 건재는 승리 못지 않은 값진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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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