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서 돌아온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원섭(37)이 연일 맹타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신인급 선수들이 즐비한 라인업에서 기존 주전 외야수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최근 KIA의 선발 라인업을 보면 개막전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12일 광주 kt전에선 선발로 김원섭(좌익수)-강한울(유격수)-브렛 필(1루수)-최희섭(지명타자)-이범호(3루수)-이홍구(포수)-김호령(중견수)-박찬호(2루수)-이은총(우익수)이 나섰다. 무엇보다 주전 외야수들이 부상 혹은 부진으로 빠져 있는 것이 아쉬운 상황이다.
당초 주전으로 예상됐던 신종길은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 어깨뼈 골절을 당했다. 지난 5일 1군에 등록되며 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5일 마산 NC전에 선발로 출전한 이후 허리 통증을 느껴 바로 다음날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김주찬 역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는 3월 28일 LG와의 개막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쪽 종아리 근육통을 느꼈다. 이후 선발로 나서지 못하다가 4월 10일부터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좌측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국 4월 22일 1군에서 제외됐다. 리드오프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김주찬이기에 그 공백이 컸다.
그러나 다행인 점은 베테랑 외야수 김원섭이 부상을 털고 복귀한 것이다. 김원섭은 시즌 초반 타격 부진과 우측 대퇴부 통증으로 4월 11일에 1군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주전 외야수 3명의 모두 빠진 것과 마찬가지. 하지만 지난 8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이은총, 오준혁, 김호령 등 젊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김원섭의 복귀가 반가웠다.
무엇보다 복귀 후에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기에 KIA로선 든든하다. 김원섭은 9일 목동 넥센전에서 우완 사이드암 한현희를 맞아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김기태 감독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3타수 3안타(3타점) 1득점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1회엔 선제 스리런포를 날리며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10일 넥센전에서도 6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결국 12일 광주 kt전에선 리드오프 임무를 다시 맡았다. 시즌 초반 톱타자로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으나, 1번 타자 복귀 첫 경기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이날 상대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은 다양한 변화구를 활용해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홈플레이트에서 춤추듯 들어오는 너클볼을 쉽게 공략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김원섭은 2회말 2사 1,2루서 볼넷을 얻은 데 이어 7회에는 결정적인 안타를 뽑아냈다.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2사2 루서 옥스프링의 4구째 너클볼을 정확히 밀어 쳐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 안타는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타였다.
김원섭은 복귀 후 4경기서 타율 6할(10타수 6안타) 1홈런 1도루 4타점 3득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6개의 안타 중 2루타가 2개, 홈런이 1개였을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 그는 올 시즌의 변화에 대해서 “원래 다리를 들고 많이 기다리면서 치던 타법에서 작고 간결한 스윙을 가져가기 위해 다리를 낮추고 있는데, 그게 최근에 잘 맞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KIA는 슬슬 주전 선수들이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12일 함평-기아 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2군과의 퓨처스 경기에서 박준태가 1번 중견수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김주찬이 2번 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1안타(2루타)를 기록했다. 김기태 감독은 “몇 경기 뛰면 몸 상태 확인이 가능할 것 같다”며 지원군을 기다렸다.
만약 복귀 전력이 김원섭과 같은 활약을 펼쳐준다면 KIA로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타선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