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의 파격 배려, 희망으로 답한 스나이더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5.05.13 07: 22

지난 7일 목동구장.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둔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 사이에 외야수 브래드 스나이더가 있었다.
지난달 2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스나이더는 전날까지도 퓨처스 경기에 나섰으나 이날은 경기 전 1군 훈련에 함께 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오늘 스나이더가 1군에서 훈련을 하고 싶다고 해 함께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스나이더의 2군행에 대해 "휴가"라고 했다. 염 감독은 1군에서 제외된 스나이더에게 "네가 지금까지 미국에서 했던 그대로 마음대로 해보면서 감을 찾으라"고 했다. 스나이더는 쉬고 싶을 때 쉬고 경기에 뛰고 싶을 때 뛰면서 생활했다.

이처럼 스나이더에게 파격적인 배려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스나이더의 성실성과 신뢰도가 한몫했다. 지난해 한국 무대를 처음 밟을 때부터 성실한 태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스나이더였고 넥센에서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염 감독도 스나이더에게 한 달이라는 시간을 마음껏 줬다.
스나이더는 퓨처스 7경기에서 28타수 6안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4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타격감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였다. 염 감독은 바로 그를 1군에 콜업했다. 스나이더는 12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합류하자마자 3회 시즌 첫 홈런을 때려내며 퓨처스에서의 장타력을 이어갔다.
스나이더는 5회 우전안타, 7회 좌측 담장을 맞는 3루타까지 날리며 이날 활발한 타격감을 보여줬다. 이날 팀은 4-5로 패했으나 스나이더의 타격감 부활은 큰 소득이었다. 스나이더는 퇴출설을 딛고 자신을 다시 기용한 팀에 희망을 보여줬다.
염 감독이 스나이더에게 2주간의 시간을 주며 기대한 것은 배팅 능력 같은 기술보다도 자신감이었다. 염 감독은 "계속 안맞다 보니 너무 표정에 자신감이 없어 보기 싫었다"고 말했다. 스나이더는 야구선수에게 흔치 않은 '자유 시간' 동안 편하게 자신의 생활을 찾아갔다. 이제 스나이더가 되찾은 자신감을 지켜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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