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을 충전한 두산 베어스 불펜이 2위 수성은 물론 선두 싸움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은 지난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기로 했던 SK와의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이틀 연속 휴식을 취했다. 특히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유희관이 완봉승을 달성하면서 불펜투수들은 3일 연속 쉬게 됐다. 10일 경기에서 몸을 풀었던 선수들도 있기는 하지만 실전에는 나서지 않아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
주전 포수 양의지의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은 두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2일 백업 포수 김응민을 1군에 불러들였다. 그러면서 우완투수 김명성이 말소돼 투수가 13명에서 12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최근 유희관의 완봉으로 불펜을 아꼈고, 양의지가 회복되면 다시 김응민 대신 투수 하나를 콜업해도 되므로 투수 하나가 줄어든 것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마운드는 원래 개막 이후 4월 28일에 노경은이 올라오기 전까지 12인 체제였다.

이들 중 5명의 선발투수(더스틴 니퍼트, 진야곱, 유네스키 마야, 김수완, 유희관)을 제외한 7명이 불펜을 지킨다. 물론 장원준의 복귀 시점에 따라 선발진이 개편되면 불펜 구성도 달라진다. 12일 두산의 한 관계자는 “장원준은 이번 주에 돌아올 수 있다. KIA와의 주말 3연전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중요성을 따졌을 때 KIA전보다는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SK전에 좀 더 무게중심이 쏠린다. 불펜 역시 SK와의 남은 2연전에 대거 투입될 수 있다. SK는 윤희상과 김광현을 차례로 선발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두산 역시 선발이 많은 이닝을 버텨주며 불펜의 핵심들을 요소요소에 활용해야 1승 1패 이상의 성적으로 2위를 지킬 수 있다.
분발이 필요한 선수는 여럿 있지만, 한 명을 꼽자면 노경은이다. 1군 등록 후 6경기에 등판했으나 평균자책점 10.16으로 부진하다. 김 감독 역시 “아직 구위나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다. 조금 빨리 올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반면 좌완 이현호가 최근 부쩍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호재다.
김강률이 이탈한 두산 불펜은 시즌 초부터 불안한 장면을 많이 노출했다. 불펜 평균자책점(5.69)은 리그 9위다. kt(5.91)를 제외하며 최하위이며, 리그 전체 불펜 평균자책점(4.56)과 비교해도 1점 이상을 더 내주고 있다. 노경은이 달라지고 최근 1군에 합류한 양현, 임태훈 등이 힘을 보태야 개선될 수 있다.
그래도 선발진이 탄탄해 불펜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은 위안이다. 두산 선발진은 평균 투구 수 97.4개로 삼성(98.4개)에 이은 2위다. 10위인 한화(77.3개)에 비하면 20개 이상 많다. 그만큼 불펜은 한정된 이닝만 잘 막아주면 제 몫을 하는 그림이 된다. 남은 2연전에서 거포 앤드류 브라운과 최정, 규정타석을 채운 3명의 3할 타자(이재원, 박재상, 이명기)가 버티는 SK 타선을 맞아 두산 불펜이 어떤 결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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