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활약? 놀랍지 않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클린트 허들(58) 감독이 강정호(28)의 매력에 푹 빠졌다. 연일 계속되는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시즌 초반 적응기를 거치며 어려움이 있었지만 믿고 기다려준 허들 감독의 인내심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처럼 허들 감독이 강정호를 믿을 수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피츠버그 지역지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경기를 마친 뒤 강정호 관련 기사에 허들 감독의 코멘트를 실었다. 이 매체는 '허들 감독은 인내심을 갖고 강정호를 주전으로 테스트했다. 메이저리그의 스케줄은 한국보다 몹시 힘들며 강정호에게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는 그의 야구 인생에서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을 것이다. 그가 완전히 다른 환경에 왔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며 스프링 트레이닝 때부터 논란 아닌 논란으로 주목받은 '레그킥'을 예로 들었다. 슬라이드 스텝을 사용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힘을 싣기 위한 하이 레그킥은 불필요했다.
이를 위해 강정호는 스스로 변화를 주며 적응에 나섰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는 일찍 알아서 자신의 것을 깨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레그킥을 자제하는 등 자신만의 것을 고수하기보다 오픈 마인드로 유연하게 받아들인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물론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첫 홈런 이후 30타수 2안타 부진에 빠졌고, 정규시즌 개막 후 13타석에서 1안타에 그쳤다. 외부에서는 강정호를 마이너리그로 보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머지않아 강정호는 더 이상 추가 훈련이 필요 없음을 증명했고, 이제는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허들 감독은 "의견은 의견일 뿐이다. 외부의 의견을 키우거나 자신감을 잃는다면 잘못된 것이다. 강정호 스스로 더 좋은 실력으로 증명하길 바랐다"며 "강정호의 끝은 어디인지 나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의 스윙을 믿고, 그가 하는 것과 훈련을 신뢰하다. 그래서 강정호의 활약이 놀랍지 않다. 이 남자는 어떻게 쳐야하는지 알고 있다"는 말로 깊은 신뢰를 나타냈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강정호가 최근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오고 있는 것에 더 이상 의문이 없다고 했다. 주전 3루수였던 조쉬 해리슨의 부진을 틈타 선발출장한 강정호는 시즌 타율 3할3푼3리에 최근 12경기에서 4할1푼9리로 불방망이다. 선발출장 11경기 중에서 멀티히트만 6경기로 주전의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강정호는 1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에도 6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4경기 연속 선발출장. 강정호를 향한 허들 감독의 믿음은 나날이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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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