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종’ LG 손주인, “지금 흐름 유지하겠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5.13 07: 21

손주인(32)이 없는 LG 트윈스는 상상할 수 없다. 2013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은 손주인은 3년째 묵묵히 자기 역할을 수행 중이다.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팀이 필요할 때마다 빈자리를 완벽히 메워주고 있다. 
올 시즌 또한 손주인으로 인해 LG 내야진이 재편될 수 있었다. 현재 손주인은 지난해에 이어 무주공산이 된 3루를 맡고 있다. 타격에서도 시즌 초반 슬럼프를 극복, 5월에 치른 7경기서 모두 안타를 쳤고, 5월 타율 4할2푼9리를 기록 중이다. 지난 10일 수원 kt전에선 오지환 대신 1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손주인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정타가 많은 것은 아닌데, 그래도 결과가 나오고 있어서 다행이다”며 최근 성적에 안심했다.
사실 LG 코칭스태프 역시 손주인의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비록 4월 한 달 동안 1할6푼3리로 고전했으나, 손주인이 반드시 반등할 것이라 믿었다. 양상문 감독은 “주인이는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경기장도 항상 제일 먼저 나오고, 제일 늦게 나간다. 겨울에도 매일 나와서 배트를 휘둘렀다. 너무 연습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코치들에게 말리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며 “그런데 본인이 연습을 많이 해야 안심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놔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손주인은 일 년 내내 잠실구장에서 배트를 휘두른다. 지난겨울 결혼한 손주인은 신혼여행 다음날부터 잠실구장에서 개인훈련을 시작했다. 심지어 2013년 겨울에는 신예선수들로 구성된 마무리캠프 참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스프링캠프에선 저녁식사 후 룸메이트 후배를 끌고나와 함께 배트를 돌리기도 한다. 그야말로 독종이다.
손주인은 “밖에서는 내가 팀의 주전 2루수라고 보고 계시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경쟁해야하는 상황이고, 항상 절박하다”며 “지난겨울에는 더 준비를 많이 했다. 나를 믿고 서울로 올라와준 와이프를 볼 때마다 ‘책임감’도 강하게 들었다”고 시즌 준비 과정을 돌아봤다. 
그만큼 4월 슬럼프는 괴로웠다. 손주인은 “아무래도 하위타선에 있다 보니까. 경기 초중반 한 두 타석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면 후반에 대타와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을 의식해서 더 조급했던 것 같다. 심리적으로 쫓겼고, 겨울에 훈련을 많이 했는데도 안 돼 괴롭기도 했다. 지난 2년 동안 풀타임을 뛰면서 이렇게 슬럼프를 길게 겪었던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힘들었을 때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차명석 수석코치님과 유지현 코치님, 그리고 파트별로 코치님들이 지금 안 맞아도, 곧 맞는 날이 올 거라고 꾸준히 격려해주셨다”고 코칭스태프에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해처럼 팀 사정상 3루수로 돌아가게 된 것에 대해선 “솔직히 내 자리가 있는 게 좋기는 하다. 수비위치가 정해져 있고, 타순도 일정하면 경기를 준비하는 게 많이 수월해진다. 내가 좀 더 잘했다면, 3루수로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수비나 타순이 바뀌는 데에는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2루를 향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겨울 한나한 영입 소식을 듣고 가장 기뻐한 이도 손주인이었다. 당시 손주인은 “외국인야수가 3루수인 만큼, 2루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손주인은 “지금은 3루를 보고 있지만, 한나한 선수가 언젠가는 3루를 맡을 것이다. 그 때 다시 2루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겠다. 2루수로 꾸준히 내 역할을 하는 것이 올 시즌 목표다. 5월말에 아기가 태어나는데, 지금 흐름을 길게 유지하겠다. 야구가 잘 되는 상황에서 아기를 맞이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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