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레이어는 TV보다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5.13 06: 52

최근 이동국(36, 전북 현대)의 '전파낭비' 관련 발언이 화제가 됐다. 지난 5일 스포츠 5개 방송 채널이 프로야구 한화와 kt의 경기를 중복으로 중계하자 "어린이날 축구 보고 싶은 어린이들은 어떡하라고"라고 자신의 SNS에 남겼다. 이날 프로축구는 제주-울산, 포항-부산, 안산-상주 등 3경기가 열렸지만 TV 채널에서 볼 수 없었다. 이에 이동국은 관련 사진과 함께 '#전파낭비'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논란이 커졌다. 축구팬과 야구팬이 서로의 목소리를 높였다. 축구팬은 이동국의 의견을 지지했고, 야구팬은 프로야구가 인기가 많은 만큼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어린이날 지상파 야구 경기 시청률(1.5~1.8%)보다 지난 2일 전북과 수원의 지상파 경기 시청률(2.0%)이 앞서면서 야구팬들의 주장 근거가 약해졌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동국과 축구팬들의 목소리가 아무리 높다고 해도 방송사들의 전파낭비성 중계가 근시일 내에 바뀌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 그리고 축구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이들이 축구를 포기할 순 없다. 또한 접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K리그 33개 구단은 전국 21개 연고 도시에서 지속적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눈 앞에서 생생하게 뛰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TV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다.

'전파낭비'라고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힌 이동국의 모습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오는 16일과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하면 이동국이 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169골(전체 1위), 63도움(전체 3위), 232공격포인트(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득점 1위(27골)를 달리고 있는 K리그와 아시아 축구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이동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 1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02 한일 월드컵의 영웅 김병지(45, 전남 드래곤즈)와 국가대표 수문장 정성룡(30, 수원 삼성)의 자존심 대결을 볼 수 있다. 또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폭발적인 드리블을 선보였던 차두리(35, FC 서울)를 직접 볼 수 있고,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는 차세대 스트라이커 김신욱(27, 울산 현대)이 얼마나 뛰어난 지 직접 점검할 수 있다.
첫 걸음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 걸음이 될 것이 분명하다. 예술에 가까운 발리슛을 자랑하는 이동국, 선방쇼를 준비하고 있는 김병지와 정성룡, 마지막을 불태우고 있는 차두리, 화끈한 득점포를 자랑하는 김신욱은 TV보다 가까운 곳에서 팬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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